Top 48 오이 이와 임신 Top 87 Best Ans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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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주수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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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이와] 결혼부터 육아까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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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이와] 결혼부터 육아까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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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오이이와ts 임신물 – 인스티즈(instiz) 만화/애니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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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오이이와ts 임신물 - 인스티즈(instiz) 만화/애니 카테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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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오이이와(+우시) 임신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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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큐]오이이와(+우시) 임신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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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이와] 너에게로 가는 길 –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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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오이이와] 너에게로 가는 길 – ① 연배가 조금 있어 보이는 여의사가 이와이즈미의 상태와 초음파 사진을 번갈아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임신 6주차시네요.” 기뻐해야 … [오이이와] 너에게로 가는 길 – ①  Written by. Sanzo 말도 안 돼. 이와이즈미가 속으로 내뱉은 말은 딱 이 한마디 뿐이었다. 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상황 파악조차 잘 되지 않았다. 이게 가당키나 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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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 이와 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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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와이즈미 하지메는 이혼했다.

결혼한 지 2년도 되지 않았지만, 생기지 않는 아이가 남자에겐 스트레스였고 남자는 결국 불륜을 저질렀다.이미 소원해졌던 부부관계였고 이와이즈미는 남자에 대한 일말의 미련도 없었다.남자는 못마땅한듯했지만 결국 이혼해주었다.

이혼하자마자 이와이즈미는 임신 사실을 알았다. 아이는 임신한지 3개월째였고, 이와이즈미는 4개월 전부터 전 남편과의 관계를 하지 않았었다.

이와이즈미 하지메는 그제야 떠올렸다.착잡한 마음에 소꿉친구를 불러서 술을 진탕 마셨던 날을.

2.

오이카와 토오루는 이와이즈미의 이혼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애초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결혼이었다. 그리고 이와이즈미의 임신 소식도 들었다. 3개월, 이와이즈미는 아이 아빠를 언급하지 않았고 오이카와는 3개월 전의 밤을 기억해냈다. 두 사람은 아이 아빠에 대한 어떠한 말도 하지 않았다.

오이카와는 퇴근을 이와이즈미가 혼자 사는 집으로 했다. 이와이즈미는 입덧을 전혀 하지 않았기에 임신 사실을 몰랐을 정도였지만, 오이카와는 괜히 걱정을 명목으로맨날 이와이즈미의 집에서 같이 살다시피했다. 이와이즈미도 외로웠고, 또 오이카와가 익숙해져있기에 올 때마다 타박을 주긴 해도 문전박대하지는 않았다.

그렇게 시작한 동거 아닌 동거는 익숙해졌고, 오이카와는 좋았다. 이와이즈미의 일상에 천천히 스며드는 모습이, 그리고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이와이즈미가.

[이와짱 오늘 저녁은 카레 어때?] [올 때 당근]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 문자에 웃었다. 이와 짜증 닮은 못난 당근 사 가야지.

3.

[야 오이카와 올 때 하겐다즈] [이와짱 입맛도 고급이네 ㅇ.< 아가짱이 먹고 싶은 거지?] [닥쳐] 임산부가 입이 곱지 못해서야. 오이카와는 그러면서도 웃고 있었다. 당연한 저런 문자가 너무나 좋았다. 이와이즈미는 어느덧 임신 6개월 차가 되어가고 있었고, 태동도 있었다. 특히 요즘은 태동이 자주 느껴져서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배를 붙잡고 하루종일 있을때도 있었다.그리고 뒤늦은 입덧인지 헛구역질은 하지 않아도 종종 오이카와에게 먹고 싶은 것을 주문했다. 오이카와는 그런 연락을 받을 때마다 기분이 몽글몽글했다. "1200엔입니다." 이와이즈미의 입맛대로 하겐다즈를 고르고, 구입하는 내내 오이카와는 기분이 좋았다. 남들이 보면 미쳤다고 할 정도로 싱글벙글 웃음을 지으면서 가격을 지불했다. 자신이 이와이즈미의 남편이 된 것 같고, 뱃속의 아이 아빠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이와짱, 하겐다즈 사 왔어~" 오이카와는 괜스레 큰소리를 내며 집안으로 들어왔다. 켜져 있는 TV와 다르게 집은 조용했고, 오이카와는 이상함을 느꼈다. 이와이즈미가 쓰러져있었다. 이와이즈미의 다리 사이엔 피가 한 줄기 흘러내리고 있었다. ​ ​ ​ ​ ​ ​ 4. 오이카와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응급실에 도착하고 기절한 이와이즈미가 진료를 받는 내내 무서웠다. 아이가 잘못된 건 아닐지, 이와이즈미가 잘못되지는 않을지, 무서웠고 두려웠다. 특히 말없이 잠든 것 같은 이와이즈미가 너무나 무서웠다. "보호자분?" "네! 제가 이와이즈미 보호자인데요." "남편분이 많이 놀라셨나 보네요, 자세한 건 결과를 알아봐야겠지만 전치태반 같습니다. 만약 전치태반이라면 아내분이 자연분만은 힘들고, 제왕절개하셔야 합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항상 건강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이와이즈미가 한없이 약해 보였다. ​오이카와는 다른 건 아무래도 좋았다. 이와이즈미만 건강하다면, 뱃속의 아이는 없어도 괜찮다. 오이카와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그, 그럼 지금 이와이즈미는 무사한가요? "네, 아직까지는 큰 이상이 없습니다. 일단 오늘은 입원하셔서 좀 진정을 취해야 할 거 같네요. "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의사가 돌아가고 나서야 오이카와는 의자에 앉아 한숨 돌릴 수가 있었다. 이와이즈미는 여전히 눈 감은 채로 곤히 자고 있었고, 오이카와는 그런 이와이즈미의 배를 보았다. 어제와 다를 거 없는데 괜히 더 작아 보이는듯했다. "이와이즈미 하지메 환자분 입원실로 옮기시겠습니다. " 입원실로 옮기기 위해 간호사들이 오고 나서야, 오이카와는 정신을 차렸다. ​ 5. "야, 오이카와. 일어나." "이와짱 일어났네? 어디 아픈 곳은? 배는? 괜찮아?" 이와이즈미는 입원실 풍경에 바로 오이카와를 깨웠다. 의식을 잃었었던가, 배가 아프면서 하혈을 했던 것도 같다. 오이카와는 어찌나 급했던지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했고 늘 왁스로 세팅했던 머리는 산발이 된 채로 자고 있었다. 일어난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의 몸 상태부터 체크했다. "어, 괜찮아. 그보다 의사가 뭐래?" "이와짱 이렇게 아무렇지 않아도 돼? 내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이와이즈미는 말없이 오이카와를 쳐다보았다. 오이카와는 화가 나려고 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말투가 격앙되었다. 이와이즈미는 그런 오이카와를 빤히 보다가 살짝 웃었다. 오이카와의 말과 흐트러진 모습에 자신을 걱정하는 감정이 그대로 느껴졌다. "알았어, 미안해." "미안하다는 말로 되는 게 아니라고. 앞으로는 더 신경 써 이와짱." "그래그래, 그래서 뭐래. 아이는? 뭐 잘못된 거래?" 일단 지금은 괜찮은데, 전치태반일 거 같대. 그러면 자연분만은 어렵고 제왕절개해야 한대. "아기한테 위험한 건 아니래?" "이와짱 본인이나 신경 쓰세요, 아이는 멀쩡하니까." ​ ​ ​ ​ 6. 다행히도 검사 결과, 전치태반은 아닌 것으로 나왔다. 하혈의 원인은 스트레스로 판정되었고, 이와이즈미는 무사하게 퇴원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로 오이카와의 과보호는 더욱 심해졌다. 이와이즈미가 일어나려고만 하면 오이카와도 같이 벌떡 일어나서는, "왜 왜 일어나! 이와짱?뭐 필요한 거 있어?" "화장실 간다. 그냥 앉아 있어 좀." 고작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인 화장실마저도 데려다줄 기세로 이와이즈미를 바라보곤 했다. 이와이즈미는 그런 오이카와의 과보호가 어이없다가도 싫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와이즈미가 살짝의 불편함만 호소에도 병원에 가자며 졸랐다. 그리고 훈련 스케줄을 빼더라도 이와이즈미의 검진에 항상 동참했다. "이상 없이 잘 자라고 있고요, 이제 산모님도 더 힘드실 거예요. 배도 땅기실 거고, 변비도 심해지실 거고. 튼 살 예방은 잘 해주시고 있죠? 아이가 많이 작은 편이라 아직은 배가 그렇게 크지 않지만 더 배 커지실 거예요. 남편분이 옆에서 튼 살 관리 잘 해주세요." 오이카와는 받아 적을 기세로 의사의 말을 열심히 들었다. 그리고 은연중에 자신을 남편 취급하는 의사의 말에 오이카와는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다. 그런 오이카와를 보는 이와이즈미도 기분이 좋았다. 새삼 오이카와가 든든해 보이는 자신이 이상할 정도로. "오늘 점심은 밖에서 먹고 들어가자. " "너 오늘 훈련 안 해?" 오늘은 스케줄 뺐지롱. 이와짱 병원 가는 날이니까! 평소 같았으면 욕했을 것이다. 선수가 훈련을 마음껏 빼도 되는 것도 아니고 그 이유가 자신의 병원 방문 때문이라면 더더욱. 하지만 이와이즈미는 오늘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이와이즈미가 멈춰 서서 웃었다. "그래, 잘했어. 토오루." 그 말을 듣고 오이카와가 정신을 차린 건, 벙찐게 풀린 3초 후였다. ​ ​ 7. 오이카와 토오루는 나가기 전에 수면양말을 꼭 들었다. 그리고 잠이 많아진 이와이즈미의 발에 신겨주고 나가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배가 부풀어 오른 터라 양말도 제대로 못 신는 이와이즈미를 얼마전에 본 것부터 점차 버릇이 되어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휴일이라 나가지는 않지만 여느 때와 같이 오이카와는 이와이즈미에게 양말을 신겨주고 주방으로 가 아침을 만들기 시작했다. "이와짱 일어나, 밥 먹자." 오이카와는 11시가 되었는데도 일어나지 못하는 이와이즈미를 깨우러 방안으로 들어갔다. 새근새근 잠든 모습이 귀여워 깨울까 말까 고민하다가 결국 깨우기로 했다. 이와이즈미는 답지 않게 잠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싫어. 너나 먹어.." "안돼, 아가짱이 배고파한다구? 빨리 일어나자. 세수도 해야지?" 베게에 얼굴을 묻고 웅얼거리는 이와이즈미를 억지로 일으켜 세운 오이카와는 흐뭇하게 웃었다. 뽀뽀하고 싶은데 안되겠지. 오이카와는 잠에 취한 이와이즈미를 보며 마른 세수를 했다. 미치겠네. 왜 이렇게 귀여운 거야. "맛없으면 죽을 줄 알아.." "네네, 우리 아기짱은 세수하러 갑시다." 누가 아기라는 거야. 망할카와가.. 이와이즈미는 눈도 제대로 못 뜬 채로 오이카와 손에 이끌려 나왔다. 화장실까지 따라 들어가 세수까지 시켜준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의 어깨를 감싸 안아 부엌으로 이끌었다. "아침부터 왠 튀김 두부야." "시계 보라구, 지금이 아침이야? 점심이거든요!" "아, 그렇네." 어느덧 잠에서 깬 이와이즈미가 밥상을 보고 투정을 했다. 그러다 시계를 다시 흘끗, 보고서는 수긍을 하더니 젓가락을 들어 밥을 먹기 시작했다. 오이카와는 잘 먹는 이와이즈미를 흐뭇하게 보기만 하다가, 기억나는 게 있는지 방에 들어갔다 나왔다. "그게 뭐야." "이와짱 튼 살 크림 다 쓴 거 같아서, 어제 사 왔지롱. 이와짱 이제 혼자서 못 바르지? 내가 발라줄게!" 이와이즈미는 말없이 밥을 먹었다. 오이카와는 쳇, 거리다가 다 먹은 이와이즈미에게 더 줄까 하고 물어보곤, 고개를 젓는 이와이즈미를 다시 부축해 거실로 데리고 나갔다. 대충상을 치우고 쇼파로 온 오이카와가 웃으면서 말했다. "자, 이와짱. 옷 걷어봐." "됬거든, 혼자 발라도 돼. 저리가." "쓰읍, 이와짱 팔 안닿는거 알거든? 움직이기도 힘들어하면서. 빨리 옷 걷어보라니까?" 오이카와를 빤히 보던 이와이즈미가 임부복을 걷었다. 오이카와가 멈춰섰다. 아, 내가 먼저 걷으라고 하긴 했지만. 오이카와는 어쩔줄을 몰랐다. 원피스 형식으로 된 임부복을 배가 보이게 걷으니 속옷만 입은 이와이즈미의 다리가 여과없이 드러났다. 진정해 오이카와, 임산부를 보고 꼴리면 그건 진짜 쓰레기야. "뭐해, 안발라?" "어?응!"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 옆에 앉아 크림을 쭉 짜서 바르기 시작했다. 서투르게 배를 만지는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 사이엔 말이 없었다. 이와이즈미는 아무렇지 않은척 했지만 얼굴이 달아올랐다. 뭐야, 진짜 오이카와가 내 남편이라도 된거같잖아. "..있지 이와짱.." "왜." "...나랑 결혼할까?" 오이카와는 여전히 이와이즈미의 배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야, 너 나 좋아해?" "응." "언제부터?" 아주 오래전부터. 오이카와가 고개를 들어 이와이즈미와 눈을 마주쳤다. "나 한번 갔다왔는데." "괜찮아. 그 전부터 좋아했었으니까." "애기도 니 애 아닐수도 있는데." "내 애 맞아." "..내가 널 안좋아하면?" 그럴 일 없어. "그래.맞아." ​ 8. 오이카와는 제일 먼저 부모님에게 소식을 알렸다. 이와이즈미를 제 딸처럼 아꼈던 부모님이셨고, 또 짝사랑 또한 알고있던 부모님이었기에 결혼은 허락도 전에 기정사실이 되어있었다. 이와이즈미가 이혼한건 이미 부모님께 상관이 없는듯 했다. 결혼식은 뱃속의 아이때문에 생략했다. 아이를 낳고 뒤늦게나마 하자고 오이카와가 그랬다. 또, 이와이즈미의 부모님은 오이카와를 붙잡고 우셨다. 다음으로 오이카와가 한건, 이와이즈미와의 혼인신고를 하러 간것이였다. 전남편과의 결혼때도 성을 바꾸지 않았던 이와이즈미는 오이카와로 성을 바꿨다. 자의 반, 타의 반인 선택이었지만 어쨌거나 이와이즈미 하지메는 오이카와 하지메가 되었다. "여보." 오이카와는 대체 어떻게 참았는지 모를만큼 많은 애정표현을 했다. 자고있는 하지메에게 뽀뽀를 하는것은 물론 호칭도 여보로 바뀌었다. 하지메라고 부르는게 부끄럽다나 뭐라나. 여보라는 호칭이 더 오글거리는 하지메에겐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망할카와, 그렇게 부르지말라고. " "에에? 이제 여보도 오이카와거든요." 어느덧 그 사이에 하지메는 산달이 다 되었다.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하지메의 방 한켠엔 언제든지라도 병원에 갈 수 있게 짐이 쌓여있었다. 오이카와는 시기적절하게 시즌오프를 맞아 훈련을 최대한 나가지않고 집에서 하지메의 발닦개가 되었다. ​ 9. 아이는 무척이나 건강하게 태어났다. 2.9kg으로, 하지메는 3시간을 진통했다.오이카와는 안절부절못하며 분만실 밖에서 기다렸고 기다리는 동안 얼마나 긴장했는지 손톱엔 피가 물들어있었다. 하지메가 분만실안으로 들어오지말라고 무척이나 반대한 탓이었다. 신생아실의 창 넘어 아이를 처음본 오이카와는 눈물을 죽죽흘렸다.입원실에 있는 하지메를 찾아갔을때 하지메가 왜 이렇게 우냐며 면박을 줄정도로. "이와짱, 우리 애기 이름은 뭘로 지을까?" "히카루." "에? 이와짱이 생각해 둔 이름이야?" 그냥, 아까 진통하는데. 문득 애기가 너처럼 빛났으면 해서. 오이카와 토오루는 그런 하지메의 말이 너무나도 벅차서, 어쩔줄을 몰라했다. 그래서 하지메를 무작정 껴안았다. 방금 애 낳은 사람이란건 생각하지도 않고 힘껏 껴안았다. "고마워. 하지메. 진짜, 고마워." 나도, 고마워 토오루. 하지메의 팔이 오이카와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 10. 오이카와 히카루는 무척이나 무럭무럭 자랐다. 그런 아이를 볼때마다 오이카와는 한없이 아득해지는 기분이었다. 너무 좋아서, 어쩔줄을 모를정도가 되는. 그런 아득함. "하지메짱, 우리 둘째는 어때? 하지메짱 닮은 딸로." "젖병으로 맞기전에 닥쳐." 하지메는 여전히 툴툴거렸다. 오이카와는 그런 하지메의 반응이 너무나 익숙해서, 그런 하지메의 말속에 있는 애정과 부끄러움까지도 알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히카루는 모유와 분유를 섞어 먹이는 단계에 있었고, 오이카와는 하지메가 모유를 먹이는걸 볼때마다 느낌이 이상해지곤했다. "하지메짱." "뭘 봐." "모유는 어떤 맛일까?" 물론 그 질문의 답은, 젖병으로 맞는것으로 대신했다. ​ ​ ​ - 원래구상 > 이와이즈미가 이혼녀인게 보고싶다 전남편이 개찌질한것도 보고싶다

그래서 이와이즈미 애 생긴거 보고 애 뻇겠다고 난리치는것도 보고싶은 사랑과전쟁st가 보고싶다

중간>오이카와 불쌍해..!

마지막>오이카와가 불쌍해서 사랑과 전쟁을 포기했음다

오타,맞춤법,띄어쓰기 검사 하나도 안했응게로 보다가 심하게 거슬린다 하는것만 말해주면 수정할게..

밍나 오이이와 파자능..

[하이큐]오이이와(+우시) 임신튀

*남자도 임신 가능설정 단, 엄청난 특이체질로 국내에 100명도 채 안되는걸로.

*원래 동성커플은 법적 혼인관계를 맺을 수 없지만 아이가 있으면 허락된다는 설정

오이카와랑 이와쨩 25살 쯤. 오이카와는 국대에도 뽑히는 잘난가는 배구선수고 이와쨩

은 대학 졸업 후 취준생. 근데 오이카와가 워낙 전성기라 동거하면서 내조하다보니 취직준비는 좀 흐지부지라는 느낌. 이와쨩이 진지하게 나 취업될까 하고 얘기해봐도 천하태평한 오이카와는 자기만 믿고 살라고 함. 잘버니까. 하지만 이와쨩 성격에 그런 말에 어멋 오빠 최고 이럴 리가 없지. 자기도 한 사람 몫의 어른이 되고싶기도 하고 배구는 몰라도 인생 전체를 오이카와에게 기대고 싶지 않았음. 게다가 오이카와는 말 버릇처럼 자기가 데리고 산다지만 둘은 법적 혼인관계는커녕 법원에서 사실혼 관계도 인정 못받는 동성커플임. 당연한 얘기지만 이와쨩은 애도 못가지니까 단란한 가족같은건 꿈도 못꿈. 은행에서도 병원에서도 가족이라고 얘기못하는 관계. 따지고보면 그냥 룸메이트 수준임. 오이카와라면 아이를 낳을 수 있는 건 당연하고 사회적으로 크게 성공한 여자랑 만날 수 있을텐데 자길 데리고 살게 하는 건 너무 민폐아닌가 하고 생각함. 사귀기 시작한 고등학생때야 뭐 어렸으니까 로미오와 줄리엣마냥 서로 사랑하니까 괜찮아! 이랬지만 이제 엄연히 어른이고 사회인. 사랑만으로는 둘의 관계를 인정받을 수 없음. 인정받기는커녕 밖에서 손잡는 것조차 눈치 보임. 그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이와쨩은 우울해지겠지. 자기는 오이카와에게 기댈 자격조차 없다고.한마디로 말하면 우울증 같은거. 장볼 때 아니면 밖에도 안 나가고 하루 종일 집에만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더 들지. 원래 일하고 바쁘면 삽질할 시간도 없슴. 하지만 오이카와는 이와쨩이 우울증 걸렸는지 모름. 워낙 지금 왕성하게 활동하는데다가 이와쨩은 항상 자기가 경기에서 활약하면 웃어줬으니까 기뻐했으니까. 오이카와는 훈련에 지쳐 일찍 잠들어서 온갖 걱정에 새벽까지 잠 못드는 이와쨩을 알 리가 없지. 그러다가 결국 사건이 터짐. 이와쨩이 낮에 장보고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대문에 처음보는 여자가 서있음. 언뜻 보기에도 대단한 미인임. 예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이와쨩이 말 걸기도 전에 그 여자가 삿대질 하며 소리를 지름.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집 청소하는 건 누구라도 할 수 있다고. 겨우 그런걸로 오이카와의 옆자리를 꿰차다니 생각이 있니 없니 하며 혼자 떠들어댐. 게다가 불난집에 기름 붓는 격으로 자긴 오이카와의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몸이고 그 사람이 힘들 때 기댈 수 있을만큼 사회적으로 능력있는 여자라고 말함. 안 그래도 예민한 부분을 아주 정곡으로 찌른거. 이와쨩이 충격받아서 굳어있는 동안 그 여자는 잘 알아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먼저 가버림. 그 날 이와쨩은 현관에 주저앉아서 펑펑 움. 태어나서 제일 서럽게. 그리고 결국 오이카와 곁을 떠나기로 결심. 서로를 위한 가장 최선,최고의 선택이라고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그렇다고 메모하나 달랑 남기고 떠날 순 없으니 천천히 시간을 들이기로 함. 제일 먼저 한게 밤일 거부하는거. 피곤하다던가 아프다던가 하는 변명없이 그냥 너랑 하기 싫다라고 직설적으로 말하면서 거부. 오이카와 성격에 그냥 납득 할 리가 없으니 몇 번 강제로 하긴했지만 이와쨩이 워낙 완고하게 거부하는데다가 강제로 할때마다 온갖 반항에 애마냥 엉엉 울기까지 하니까 천하의 오이카와도 의기소침해짐. 그리고 말 없이 외박을 한다던가 집에서도 대화 자체를 끊어버리니까 오이카와도 참다참다 빡쳐서 주말에 이와쨩 붙잡고 싸움. “뭐가 그렇게 불만인건데?” 이러니까 이와쨩은 드디어 터트릴때가 왔구나 싶어서 마음다잡고 완전 사소한 일 얘기한다는 듯이 덤덤한 말투로 “나 이제 남자랑 사귀는거 질렸어. 제대로 된 가족을 만들고싶어” 라고 말함. 오이카와는 당연히 어퍼컷 한 대 쳐맞은 사람마냥 충격받음. “너 내조하는거 질렸어, 이제 나도 취직하고 가정을 꾸려서 한 집안의 가장이 되고싶다. 스타운동선수의 동성 애인같은 화려한건 애초에 나랑 안어울렸고 7년이나 사겼으면 충분해” 라고 아주 덤덤하게 말함. 거기다 라스트로 “내가 다시 태어나지 않는 이상 너랑 더 사귀고 싶지않아” 라고 말하자 오이카와는 완전 빡침. 자기가 이와쨩을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열심히 경기하고 돈도 많이 벌어왔는데 나한테 왜이러냐. 욕심이 끝이 없다며 넌 누굴 만나도 행복하지 못할거라며 막말 퍼붓고 당장 내집에서 나가! 라고 소리침. 안방으로 들어가서 큰 가방에 짐(별거 없지만) 다 챙겨서 이와쨩 배에다대고 던지니까 그거 맞고 이와쨩은 쿵 넘어짐. 되게 아플거임. 그래도 비척비척 일어나서 가방들고 문열고 현관 나가려는 순간 오이카와한테 미안하다고 말하려는데 다 말하기도 전에 오이카와가 닥치라면서 이와쨩 얼굴을 주먹으로 침. 문밖으로 밀려난 이와쨩이 정신 추스르기도 전에 문 잠구고 꺼지라고 소리침. 이와쨩은 당장 소리내서 울고싶은데 그러면 집 안에 다들리니까 가방들고 냅다 달림.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울려고. 들키고싶지 않아서. 뛰다보니 갑자기 소나기내리고 불량청소년들이 밤에 모여서 담배필때나 쓰일거같은 낡은 공원 그네에 앉아서 결국 눈물 흘림. 저러다가 숨 막혀서 죽지않을까 싶을정도로 펑펑 우는데 소나기 때문에 주변에 소리가 안들리는게 다행일정도. 어찌나 쎄게 맞았는지 뺨도 퉁퉁 붓고 오이카와가 던진 가방에 맞은 배도 너무 아픈데 그런거보다 마음이 너무 아픈거야. 잃고 나니까 알게된거지 남자로서 자존심같은거 보다 오이카와가 훨씬 더 소중하고 중요하고 자기 인생에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는지. 하지만 이미 늦었다는 사실이 더 슬퍼서 눈물이 멈추질 않아.

그 후 오이카와는 경기에서 여전히 잘 뛰고 티비에서 가끔 보이는 모습도 괜찮아보이지만 예전의 경기에서 통통 튀던 활발함 같은건 사라졌음. 승리 하나하나에 기뻐하던 모습은 없어지고 그냥 성능이 아주 우수한 배구기계가 된 느낌? 지지는 않지만 보는 사람의 가슴을 뛰게 하던 플레이가 사라졌지. 집에와서는 몸 관리한다고 안먹던 독한 양주먹으면서 때린거 후회하고 이와쨩 보고싶고 지금이라도 찾아가고싶은데 자존심때문에..그리고 나름 상처받았거든, 사랑한만큼 배신감도 큰거야. 그래도 이와쨩보다는 나았음. 이와쨩은 친척의 인척의 사돈의 팔촌에…아무튼 좀 많이 먼 친척이 한다는 하숙집에 들어가서 살게됬음. 대학생때 아르바이트한 돈이 있긴하지만 제대로 된 집구하기엔 턱 없이 부족해서 다 쓰러져가는 집이지만 어쩔 수 없었음. 비록 먼지,곰팡이 투성이인데다가 바퀴벌레가 득시글하고 비오면 천장에서 물 떨어지고 밤엔 너무 추워서 하숙집에서 준 얇은 모포 한 장으론 택도 없는 열악한 환경이였지만 노숙보단 나으니까. 이와쨩 추위에 약해서 여름에도 항상 솜이불 덮고 잤는데 한겨울에 보일러도 없는 방에서 모포 한장 덮고 자니까 당연히 항상 감기를 달고 다니게 됨. 그리고 낮에는 알바하고 밤에는 취직준비(공부)하니까 몸이 아주 그냥 제대로 망가져감. 걷기 힘들어서 벽잡고 다니는 수준. 만성 감기에 수면부족 게다가 속도 안좋고 배도 자주 아파서 밥도 제대로 안챙겨 먹음. 아무리 고등학생때 배구 선수였다지만 운동안한지 5년짼데 몸이 버텨낼 리가 없지 결국 알바하던 곳에서 쓰러져서 같이 일하던 동료에 의해 병원에 실려가게 됨. 그리고 여기서 클리셰로 임신했다는 걸 알아야지. 일단 응급실에 실려왔으니 검사 몇가지해보는데 아무리봐도 수치가 이상한거야. 그래서 의사권유로 몇가지 검사를 더 해봄. 첨엔 죽을병이라도 걸린줄. 근데 딱히 큰병이면 어떡하지? 나 죽나? 이런 걱정도 안듦. 어차피 오이카와가 빠진 인생은 죽지못해사는 거나 마찬가지니까. 이와쨩도 자기 몸 엄청 무리시키는거 알고 있었음. 자기 몸같은건 어떻게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냥 냅둔거. 근데 웬걸 죽을병이 아니라 임신이라고 말함. 검사한 의사도 놀래서 왜 임신가능한 남자인거 말 안했냐고 하는데 왜 안했긴 몰랐으니까! 임신가능한 남자로 태어나는게 워낙 적은 확률이라 대부분 건강검진 같은거할 때 빼버림. 검사 비용도 비싼데다가 설령 그런 체질이라고 해도 남자랑 관계가지는거 아니면 임신안하니까. 죽을병이라고 해도 안놀랄 이와쨩은 임신이라는 말에 완전 굳어버림. 그 상태로 산부인과로 옮겨져 초음파 검사하고 정신차리고보니 이와쨩 손에는 산모수첩과 8주차 라고 적힌 초음파 사진이 있었음. 처음 이와쨩이 오이카와랑 밤일 거부할 때 반항하는 이와쨩 잡는다고 오이카와가 콘돔을 깜빡한거임. 그때 임신된거. 그리고 이와쨩은 좁아터진 자기 방 가서 또 웁니다 네. 왠지 임신하고 나서 더 자주울게 된 듯. 낡은 집이니까 소리내서 울면 들킬 거 같아서 이 악물고 우는데 입술 터져서 피났으면 좋겠다. 그토록 바라던 아이가 생겼는데 마냥 기뻐할 상황이 아님. 일단 지금 곁에 오이카와가 없는데다가 이와쨩은 자기 몸 하나 먹여살리기도 빠듯한 실정. 그렇다고 이제와서 오이카와네 집으로 들어가 나 임신했다 니가 아빠야. 이럴 수도 없음. 현실적으로 지우는게 맞는데 이와쨩이 그럴 리가. 무조건 키울거라고 마음먹음 자기 뼈가 부러지도록 일해서라도 아이 키울거라고 각오함. 일단 애가 뱃속에 있을때 최대한 많이 벌기위해서 취직공부 그만두고 알바를 늘림 낮에는 편의점이나 카페에서 일하고 밤엔 고깃집에서 일함. 고깃집이 좀 힘들어서 그렇지 시급은 쎄거든 그렇다고 임신한 몸에 막노동을 뛸 순 없으니까. 새벽엔 신문배달 좀 해라ㅇㅇ 앉아서 밥먹을 시간도 없고 입덧도 너무 심해서 편의점에 남은 빵이나 과일먹으면서 사는거. 원래도 살찐편이 아닌데 식사를 그렇게하니까 빼빼말라가는 이와쨩… 그리고 원래 임신못하는 남자가 임신한거니까 배도 아프겠지 알바하다 예고도없이 훅 찾아오는 고통에 누구한테 도와달라할수도 없고 그냥 참는수밖에. 5개월쯤 되니까 원래 입덧 끝났어야할 시긴데 특이체질인지 뭔지 점점 더 심해져가는거. 첨엔 먹을 수 있던 빵,과일 같은거 먹으면 다 텁텁해서 뱉어내고 포카리나 보리차로 연명. 근데 고깃집에서 알바할때 그 고기굽는 냄새가 너무 역한거야 그래서 알바할때 참다가 집에와서 변기잡고 한시간동안 개워냄. 뭐 먹은것도 없으니 나오는건 위액뿐이겠지만. 그렇게 역한 고기굽는냄새를 참으면서 알바하던 어느날 서빙하고 있는데 근처 대학교학생들이 술먹고 취해서 서빙하고있는 이와쨩보고 ‘와 남자가 임심했다 신기하다’ 면서 붙잡고 안놔줌. 5개월차라 배가 좀 불러서 임신한게 티가났거든. 신기하니까 사진 한번만 찍자고 술취해서 그런건지 원래 개념이없는건지 질문도 막 형 왜 임신했어요? 게이에요? 남자하고 잤어요? 라면서 엄청 무례하게 구는거야. 한마디하고 싶은데 손님이라 참아야하니까 그냥 이거 놔주세요 라고만 하는데 힘만쎄갖고 사진찍어줄때까지 안놓을거라면서 땡깡부리는겨. 엄청 곤란해하고 있는데 여기서 뜬금포터지게 우시지마 등장요. 오이카와 팔목잡은 놈 팔 뿌리치고 데리고옴. 이와쨩은 갑자기 우시지마가 도와주니까 얼굴에 물음표 왕창 띄우면서 너 왜여깄냐고 막 물어보는데 우시지마는 단답. 고기먹으러왔다. 그러니까 이와쨩은 아 예 그러시겠죠 하면서 암튼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들어가려는데 우시지마가 그 애는 오이카와 애냐면서 돌직구날림. 평소같으면 너랑 무슨상관이세요 라고 말하겠지만 도와준것도 있고 얘가 말해준다고 오이카와한테 쪼르르 달려가서 이를것같지도 않고해서 응 그녀석 애야 하고 말해줌. 그러니까 우시지마는 살짝 인상쓰면서 오이카와 그렇게 안봤는데 되게 한심한 놈이였냐면서 무슨사정이 있든 자기애 임신한 사람을 이렇게 방치하냐고 화내니까 자기일도 아니면서 열내는 모습이 웃겨서 걍 피식 웃고 마저 일하러 들어가는 이와쨩. 그 다음날부터 우시지마는 고깃집에 아주 출근도장을 찍음. 이와쨩 일할때 보디가드마냥 지켜보다가 마치면 밤길 위험하다고 사는집까지 데려다주거나 함. 처음에는 부담스럽기도하고 어색해서 무시하던 이와쨩도 나중엔 같이 나란히 걷기정돈 해줌. 사실 우시지마는 예전부터 이와쨩을 좋아하고있었어. 중학생땐 그냥 이와쨩같은 친구가 있었음 좋겠다고만 생각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친구가되고싶은 애’ 이상의 감정을 느끼는거지. 근데 워낙 오이카와랑 붙어다니니까 둘이 사귀는거 눈치채고 포기하고있었는데 우시지마한테는 지금이 절호의 기회지. 그래서 이와쨩이 일하는 편의점,카페알아내서 잠시 짬날때마다 가서 죽치고앉아 대놓고 이와쨩 스토킹ㅋㅋㅋ주말에는 그냥 하루종일 앉아서 완전 뜨거운 눈빛으로 지켜보니까 이와쨩이 모르는척하고 배겨? 가끔 말도걸고 고등학생때보단 좀 친해지게 됨.

빨리 시간돌려서 두달 지난 임신 7개월차가된 이와쨩. 입덧은 좀 가라앉은듯 하나 배가 터서 따끔따끔하고 움직이기 너무 불편함. 그래서 새벽에하던 신문배달은 그만두게댐. 애가 커져서 심장이랑 폐랑 장기들 누르니까 가끔 숨쉬기도 힘들고. 아무튼 편의점 알바 하루 휴가내고 산부인과감. 그런데 산부인과 갈때마다 우울해지는 이와쨩. 혼자 남자인것도 뻘쭘하지만 그거보단 다른 산모들은 다들 남편 손 꼭잡고 아이생겨서 행복해죽겠다는 표정으로 들어오는데 이와쨩은 혼자니까.. 같이 올 남편이 없지… 우리애가 이만큼 컸다며 하하호호 행복에겨운 틈바구니 속에서 혼자 뻘쭘하게 들어와서 뻘쭘하게 앉아있다 나가는게 많이 속상했던거. 뒤에서 속닥거리는 소리도 다 들리고. 어려보이는데 어쩌다 남자몸으로 임신까지해서 혼자가 됐을까 하는 오지랖공격들. 뱃속 아가 얼굴보는건 좋은데 갈때마다 멘탈에 상처입고 몸도 지쳐서 돌아오는거. 반면 우시지마는 오늘 휴가인것도 모르고 평소처럼 편의점갔다가 이와쨩없으니까 놀라서 온 동네를 찾아다님. 그러다 집앞에서 이와쨩 올때까지 집앞에서 죽치기로 결심. 물론 얼마안돼서 저녁알바나가기전까지 쉬러 온 이와쨩이랑 마주치지. 평소라면 집앞에서 뭐하냐 돌아가라 이랬을텐데 그날따라 기분도 너무 우울하고 몸도 힘들고 지친거야. 자기가 제멋대로해버려서 좋은환경에서 축복받고 태어났어야할 아가도 고생하는거같고. 근데 마침 우시지마가 보이니까 누구한테라도 털어놓고싶어서 우시지마 어깨에 기대서 살짝 눈물흘림. 말도안하고 어디갔었냐고 화내던 우시지마도 평소에 완고하던 이와쨩이 그러니까 당황해서 머리 토닥여줘라. 그리고 이와쨩 방에 들어가서 사정 다 듣겠지. 자긴 오이카와한테 기댈 자격이없다 그래서 나왔다는거랑 그 여자얘기도. 그런데 임신되버려서 이렇게됬다고. 전부 자기탓이라고 애한테 미안하다며 자책하는 이와쨩 손잡고 우시지마가 드디어 고백. 이와쨩도 뱃속의 아기도 자기가 다 받아줄수있다고 사귀자도아니고 결혼하자고 말함ㅋㅋㅋ오랫동안 좋아했다며 마음 고백하는데 이와쨩 곤란함..왜냐면 상황이 이렇게됐어도 오이카와를 사랑하는건 여전하거든. 애초에 싫어져서 헤어진것도 아니고말야. 우시지마가 이성잃고 억지로라도 널 갖고싶다 가져야겠다고 하는데 이와쨩은 차분하게 말함. 니가 지금 여기서 날 안아도 난 널 좋아할수없다. 나는 오이카와 이외의 사람하고는 사귈수없다고 확실하게 거절함. 미안하다고도 하고 좋아해줘서 고맙다고도 전했음. 거하게 차이고 정신차린 우시지마는 그래도 이와쨩이 좋음. 하지만 억지로 끼고살순없다고 생각함. 이와쨩이 바라는게 아니니까. 그래서 자기가 지금 이와쨩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오이카와한테 이와쨩 임신소식을 알리기로함. 알려서 오이카와가 그래서 어쩌라고 이런식으로 나오면 그땐 정말 자기가 이와쨩 데리고 살 작정으로. 마침 곧 우시지마네 팀이랑 오이카와네 팀 연습경기가 있었고 우시지마는 경기끝난후 오이카와만 따로 부름. 져서 짜증나는데 그 팀 에이스가 보란듯이 부르니까 짜증난 오이카와는 겁나 툴툴대면서 따라오긴함. 체육관밖에 나오자마자 우시지마가 서두 다 짤라먹고 나 이와이즈미가 어딨는지 알고있다. 라고하는거지. 우시지마 입에서 이와쨩 이름이 나오니까 오이카와는 당연히 깜짝놀라지. 그러거나 말거나 무뚝뚝한 우시지마는 혼자 얘기 다함. 이와쨩이 지금 니 아이 임신하고있고 벌써 7월째라고 말한다음에 얼마나 힘들게 생활하고있는지 무슨생각하고있는지 하나하나 친절하게 다 알려줌 좀 반성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오이카와는 당황스럽기도하고 자기도 몰랐던걸 왜 우시지마가 알고있는지 분하기도해서 괜히 따지는거야. 자기는 이와쨩을 위해서라면 풀장딸린집이라도 사줄수있는데 왜 그런 생각하는거냐고 애먼 우시지마한테 따지는데 “풀장딸린집 사서 거기에 하루종일 가둬놓고 사는게 이와이즈미가 바라는 일이냐?” 고 받아침. 넌 이와이즈미를 위하고있었던게 아니라 그냥 가둬놓고 자기만족하고 있었던거 아니냐며 몰아붙이는데 오이카와는 할말이 없음. 생각해보니까 훈련하고 경기하는거에 바빠서 이와쨩이 하루종일 뭐하고지냈는지 한번도 물어본적 없거든. 가끔 새벽에 자다깨서 거실나가면 쇼파에 앉아서 되게 공허한 표정짓는 이와쨩을 본게 생각나기도하고 취직걱정하던데 제대로 격려해주지못한것도 생각나서 이와쨩의 마음을 이해하게댐. 내가 무신경했구나 싶은거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이와쨩한테 빨리 사과하고싶고 일단 너무 보고싶어서 우시지마한테 당장 주소알려달라고함. 우시지마는 싫지만..이와쨩을 위해서 미리 종이에 적어온 주소알려줌. 그리고 당장 찾아가서 빌지말고 좀 할말이라던가 생각정리하고 가라고 충고해주고. 오이카와는 혹시 이와쨩한테 고백했냐고 물어봄. 완전 경계하면서ㅋㅋ 우시지마는 고백했는데 단칼에 잘렸다고 말하고 이와쨩이 한 말 그대로 전해줌. 오이카와 외의 사람이랑 사귈수없다고 했던 말. 그 말 듣고 오이카와는 겁나 행복해하면서 택시타고 알려준 주소로 가는데 그때 밤 12시고 도착하니까 새벽 1시임. 당연히 초인종 누르면 민폐고 불러도 시끄러울테니까 문앞에서 어쩌지 하고 서성거리다가 포기하고 돌아가야하나싶은데 번뜩 이와쨩이 102동이라는게 생각남 그럼 1층이겠지 싶어서 창문쪽으로 감. 잠겨있겠지만 적어도 잠든 모습이라도 보고싶어서. 그렇게 7개월만에 이와쨩 얼굴보게된 오이카와는 창문에 코박고 감격함. 아침까지 여기서 버티자고 생각하던 찰나 자세히보니까 왠걸 창문이 안잠겨있네? 1층이고 오이카와 키에 창문 타넘는건 껌이겠지. 이와쨩은 오이카와가 들어왔는지 도둑이 들어왔는지도 모르고 오래간만에 푹 자는중. 깨우고싶지만 잘 자는 이와쨩 계속 보고싶어서 머리만 쓰담쓰담. 언뜻 보기에도 많이 수척해진 얼굴이나 오이카와가 짐가방에 잘못넣은 오이카와 등번호 적힌 아오바죠사이 져지 입고있는게 너무 애틋하고 미안해서 죽을거같은 오이카와 보고싶당. 그러다가 잠귀밝은 이와쨩이 눈 뜨는거지. 뭐가 움직이길래 바람때문에 창문이 덜컹거리는 줄 알았는데 눈뜨니까 왠 오이카와가 겁나 애틋한 눈빛으로 자기 바라보고 있으니까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남.

“오이카와?” 하고 부르면 “하지메쨩” 이라고 대답해주면 좋겠다 헐 너무 좋다.

모포 걷고 일어난 이와쨩 보니 확실히 임신이란걸 알 수 있었음. 배만 부르고 뼈마디 보일정도로 말라있었으니까. 무슨말할까 택시안에서 다 정리하고왔는데 막상 와서 보니까 말문이 막히는거야. 고작 7개월만에 사람이 이만큼 수척해질수 있나 싶을정도로 삐쩍말라서 걸을 순 있는건가 하고 놀람. 급한마음에 설명도 없이 갑자기 이와쨩 옷벗기는 오이카와. 이와쨩 당황해서 반항하는데 현직운동선수를 이길수 있을리가ㅎ 벗겨놓고 보니 더 심각함. 갈비뼈 언뜻언뜻 보이는데 배만 불러있음. 게다가 임산부가 지내는 방이라기엔 너무 더럽고 방온도가 밖이랑 별 차이도 없는거같아서 2차 멘붕.몸상태보고 말문막힌 오이카와대신 이와쨩이 갑자기 무슨일이냐고 어떻게 왔냐고 물어봄. 그제서야 정신차린 오이카와가 우시지마한테 다 들었다고 왜 그런생각하냐면서 애초에 임신했으면 바로 돌아와야지 하면서 이와쨩 나무라는데 이와쨩은 꿈도아니고 현실 오이카와보고 얼떨덜해하다가 마른 손으로 오이카와 얼굴 잡고 “진짜 오이카와야?” 라고 말함. 잔소리하던 오이카와도 이와쨩이 우는거 꾹 참는 표정하고 자기얼굴 만지니까 그냥 자기가 다 미안함. 이유야 어찌됬든 이와쨩을 울린 자기자신이 너무 싫고 이와쨩한테도 미안하고 고생했을거 생각하니까 가슴이 다 절절하겠지. 그래서 그냥 미안하다고 함. 자기가 전부 잘못했다고 “집에 돌아오면 이와쨩이 저녁밥 하고 날 기다리고있는게 너무 좋아서 그순간이 너무 기뻐서 내 생각밖에 못했어. 내 이기심이 이와쨩을 가둔거구나” 라고 말하면서 이와쨩 꼭 껴안아줘라. “그때 때려서 미안해. 변명이지만 널 사랑하는만큼 배신감도 너무 커서 그랬어.” 임신했단 얘기듣고 줄곧 7개월전에 이와쨩 배에 가방던진거 엄청 후회하고있었거든. 내가 임신한 애한테 뭘한거지 하고. “뻔뻔한건 알지만 제발 다시 내곁에 돌아와줘, 이제 오이카와 하지메가 되어줘” 라고 프로포즈하자! 좋닿!

프로포즈듣고 이와쨩은 결국 참았던 눈물 터져라. 방음이고 뭐고 완전 서럽게 꺼이꺼이 울면서 계속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 “미안…미안해…미안해…” 자기잘못도 아닌데 잘못했다고 하는 이와쨩 너무 아련터진다. 눈물 못멈추는 이와쨩 달랜다고 오이카와가 고생함. 자꾸울면 기운빠져 하지메쨩. 내가 옆에있잖아 울지마. 하고 달래줌. 이와쨩 옷 다시 입혀주고 자기 스웨터랑 외투도 벗어서 덮어줘랑. 그리고 둘이서 꼭 껴안고 침대위에 눕는거야. 이와쨩은 오이카와 셔츠 꼭 잡고있고 오이카와는 한 팔로 이와쨩 껴안으면서 다른팔로는 부른 배 쓰담쓰담.

다음날 아침에 오이카와는 이와쨩 데리고 그 하숙집 바로 나옴. 일단 병원가서 이와쨩 몸상태 체크하고 의사가 너무 말라서 출산때 힘들수도 있다고 하니까 기겁하는거지. 그리곤 집에 데려와서 계속 추위에 몸떨었을 이와쨩 침대에 눕힘. 이와쨩은 절때 침대밖으로 나오지말라면서 자기는 온갖 산해진미 다 챙겨와갖고 이와쨩 먹이는데 입덧할때 너무 안먹어서 위가줄어든 이와쨩은 1인분도 제대로 못먹는거. 아기때문이라도 많이 먹어야하는거 아는데 억지로 먹으면 토해서 안먹으니만 못하니까. 7개월간 고생시킨거 조금이라도 갚을려고 열심히 돌봐주는 오이카와랑 그저 둘이 같이 있는것만으로도 즐거운 이와쨩 보고싶어라. 그래도 보살핌받기만 하면 미안하니까 저녁 맛있는거 먹이려고 냉장고 열어보는데 양주랑 소주랑 온갖 독한술 있는거보고 이와쨩은 기겁함. 잔소리하려고 했는데 얼마나 힘들었으면 몸관리한다고 술 한방울 안마시던애가 이렇게됬나 싶어서 미안한마음에 그날 저녁 오이카와가 좋아하는 반찬으로 진수성찬 차림. 오이카와가 그거보고 왜 침대에 안누워있고 몸움직이냐고 뭐라하면서도 엄청 좋아하면서 와구와구 먹는거보고 이와쨩은 흐뭇한미소짓고. 밥다먹은 오이카와가 혼인신고서랑 반지 내밀면서 “이제 오이카와 하지메가 되는거야!” 이러면 무드없다고 면박주면서도 행복해하는 이와쨩이 아니라 하지메쨩. 내친김에 아이 이름도 지어주자.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맑고 순수하게 자라라는 뜻에서 타이세이. 그리고 3개월뒤에 타이세이라는 이름이 아주 잘 어울리는 오이카와를 많이 닮은 남자애 낳는걸로. 애 낳기전까지 체중이 원래대로 회복안되서 결국 난산이였는데 생애 최고로 힘들어하는 이와쨩보고 오이카와는 안절부절. 힘들어도 오이카와 손잡고 빨리 아가 보고싶어. 라고 말하는 이와쨩때문에 더 울컥하는거죠. 진통앓은지 꼬박 24시간만에 세상에 나온 타이세이는 신생아인데도 오이카와 닮아서 굉장히 훈훈한아가인걸로ㅎㅎㅎ이와쨩은 입원실에서 아가 보자마자 진짜 소중한 보물 안듯이 꼭 안고 이마에 뽀뽀해주고 “태어나줘서 고마워” 그러고 오이카와는 그런 이와쨩이랑 아기 둘다 꼭 껴안고 “낳아줘서 고마워” 하면서 이와쨩 입술에 키스. “평생 행복하게 해줄게. 둘다.” 라고 덧붙이면서. 세가족이서 오순도순 지지고복고 잘살아라ㅠㅠ

그리고 이와쨩은 2년뒤 또 임신하게 됩니다ㅋㅋㅋㅋ이번엔 딸로하죠.

[오이이와] 너에게로 가는 길 – ①

[오이이와] 너에게로 가는 길 – ① Written by. Sanzo

말도 안 돼.

이와이즈미가 속으로 내뱉은 말은 딱 이 한마디 뿐이었다. 너무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어 상황 파악조차 잘 되지 않았다. 이게 가당키나 한 일인가? 하지만 아무리 봐도 테스트기의 선은 두 줄이었다. 그것도 아주 선명한 붉은색의 줄. 아무리 외면하고 모르는 척 해보아도 현실은 바뀌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더욱 분명하게 다가왔다.

결국 정확한 확인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제발 아니길 빌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와이즈미의 바람은 공중에 흩날리듯 보란 듯이 사라졌다. 연배가 조금 있어 보이는 여의사가 이와이즈미의 상태와 초음파 사진을 번갈아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

“축하드립니다. 임신 6주차시네요.”

기뻐해야 하는 걸까? 잠시 고민하던 이와이즈미는 어색한 웃음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의사는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임신 초기가 가장 중요하니까 무리하지 마시고, 무엇보다 스트레스는 받지 않도록 주의해 주세요. 안 그래도 지금 좀 예민해져 있으신 것 같은데.”

의사의 진단은 정확했다. 이와이즈미는 임신을 한 그 자체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었다. 아이가 생긴 것은 너무도 행복하고 축복 받은 일이다. 하지만 아빠가 없는 아이라면? 온전한 가정 안에서 키울 수 없는 아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 이와이즈미의 머릿속에 지난 일이 아련하게 스쳤다.

오이카와 토오루.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와이즈미의 연인이었던 사람의 이름이다. 어릴 적부터 함께한 소꿉친구이자 평생을 함께할 미래의 동반자라 여겼다. 정말이지 그럴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오래된 것과 익숙한 것, 그리고 당연한 것은 이들에게 있어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지만, 결혼을 생각하고 있던 시점에서는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역할을 하고 말았다.

서로를 알고 지낸 시간이 길어서, 너무 잘 알아서, 그래서 잊고 있었던 부분들이 상처가 되고 만 것이었다. 정말로 사소한 일로 다투었고, 정말로 작은 말 때문에 상처를 받았다. 켜켜이 쌓였던 서운함이 한꺼번에 폭발하듯 터지자, 쉽게 주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오이카와는 홧김에 헤어지자는 말을 내뱉었고, 이와이즈미는 그것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두 사람 다 곧바로 후회했다. 왜 그랬을까? 한 번만 참을 걸, 한 번만 더 생각하고 말할 걸. 하지만 우습게도 같잖은 자존심 싸움을 하다 사과할 타이밍을 놓쳤고, 결국 오늘까지 헤어짐은 지속되었다. 그런데 임신이라니! 진성 알파인 오이카와와 오메가인 이와이즈미는 어린 시절부터 쭉 말해 왔었다. 어른이 되면 결혼하자고.

처음 만난 순간부터 서로가 짝이라고 확신했고, 그래서 여러 번 몸을 겹쳤다. 사귀어 온 시간이 긴 만큼. 학생일 때는 조심하고자 반드시 피임을 했지만 성인이 되고 나서는 몇 번 정도 콘돔을 하지 않고 관계를 가진 적도 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와이즈미에게 히트사이클이 오지 않은 기간이어서 임신을 피할 수 있었다.

“하아. 이 시점에서 임신이라니.”

이와이즈미가 슬며시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 그리곤 한숨처럼 입을 열었다.

“너를…… 어떻게 하면 좋겠냐.”

오이카와와 함께였다면, 아마도 뛸 듯이 기뻐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곁에 없었고, 이와이즈미 역시 이것으로 오이카와를 억지로 붙잡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인기가 많은 오이카와니 분명 지금쯤이면 새로운 애인이 생겼을 것이라 확신했다. 고민을 거듭하며 집에 도착한 이와이즈미는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았다.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그의 답은 똑같았다. 마음을 다잡은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했다.

저녁 식사를 마친 그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소파에 앉아 티브이를 시청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이와이즈미가 나오자 어머니인 이와이즈미 여사가 활짝 웃으며 그를 맞았다. 오이카와와 헤어진 후 한동안 우울한 상태로 지내느라 가족과도 교류가 없었기에, 그가 먼저 다가오는 것이 반가웠던 것이다.

“하지메, 이리오렴. 마침 재미있는 방송이 하는데, 네 아버지도 좋아하시구나.”

티브이에서는 연신 무어라 말하며 깔깔 웃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비춰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와이즈미의 귀에는 아무 것도 들리지 않았다. 그저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까, 그 생각만 가득했다.

“하지메? 무슨 할 말이라도 있니?”

“어머니, 그게…….”

“그래. 말해 보렴.”

꿀꺽. 침을 삼킨 이와이즈미가 천천히 이야기를 시작했다. 조용히 경청하던 이와이즈미 여사가 ‘임신’이라는 부분에서 움찔- 몸을 떨었다. 그것은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평소였다면 누구보다도 기뻐했을 그들인데, 아이의 아빠가 없는 상황이니 마냥 즐거워할 수만은 없었다.

“토오루에게는 얘기했니?”

“아뇨. 말 안 할 겁니다. 그러니 어머니도, 아버지도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냥 제가, 혼자서 키울게요. 부탁드립니다.”

“하지메…….”

이와이즈미 여사는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그리고는 무척이나 결의에 가득 찬 눈으로 아들을 응시했다.

“그래, 알았다. 네가 그렇게 결심했으면 엄마도 도울게. 너 혼자 키우는 건 어려우니까 낳을 때까진 이 집에서 지내.”

사실 이와이즈미는 본가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혼자 살고 있었다. 그쪽에 직장을 잡아 겨우 자리를 잡고 안정을 취하는 중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오이카와와 헤어졌으니, 현재 살고 있는 그 집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일부러 장만한 집이었는데, 하며 속으로 혀를 찬 이와이즈미가 쓰게 웃었다. 취직까지 했으니 이제는 행복할 일만 남았다며, 결혼하기 전까지만 그 집에서 살다 식을 올리면 신혼집을 구할 생각이었다.

오이카와와 사귀는 것은 집안끼리도 모두 아는 일이었고, 결혼 이야기도 오고 가는 중이었으니 가정을 꾸리기까지 겨우 몇 걸음 남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래서 본가를 나와 따로 살기 시작한 것이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는 집에 오이카와가 드나들면 편히 지내기 어렵고, 둘만의 시간을 충분히 보낼 수 없을 것 같아서였는데.

프로 배구 선수인 오이카와의 특성 상 어차피 자주 들를 수는 없어도, 그래도 잠깐이라도 둘이서만 있는 시간을 마음껏 활용하고 싶었다. 이제는 다 물거품이 되고 말았지만.

“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바로 말하고. 엄마가 뭐든 해줄게.”

“네.”

그의 어머니는 인자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비록 헤어졌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항상 오이카와가 있었고, 언제라도 이와이즈미와 다시 만나기를 바랐다. 물론 아버지 역시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임신까지 한 상황이니 더더욱 그러기를 바랐다. 하지만 이와이즈미의 부탁도 있고, 괜히 부모가 섣불리 나섰다가 둘 사이를 더 망치게 될까 염려되어 그저 잠자코 있기로 했다.

몇 달의 시간이 더 흘렀다. 그 사이 오이카와는 무난하게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이번 시즌 역시 그가 속한 팀이 강력한 우승 후보였고, 만약 우승하게 된다면 2년 연속 우승을 거머쥐게 되는 것이었다. 그 때문이기도 하고, 또 워낙 개인적으로도 인기가 많아 주장이자 최고의 세터인 그를 칭송하는 말이 연일 기사로 터졌고, 수많은 인터뷰와 방송 출연이 예약되어 있었다. 그러나 늘 웃는 얼굴로 사람들을 대한 후의 오이카와는 공허할 뿐이었다.

프로 선수가 된 이후, 많은 고생 끝에 좋은 팀에 합류하게 되었고 선배 선수들도 많았지만 그 안에서 실력을 인정 받아 주장까지 맡게 된 그였다. 그가 주장이 된 지 고작 2년. 언제나 최고의 토스를 올렸고, 최상의 작전을 지시했다. 때문에 배구계의 떠오르는 스타가 되었다. 그렇게 되기까지, 그의 뒤에는 언제나 이와이즈미가 있었다. 묵묵히 응원해 주고 기다려 준 그가.

만약 이대로 시즌이 종료된다면, 잠깐의 휴식 후 곧바로 다음 시즌을 위한 합숙에 들어갈 것이다. 그 뒤엔 다른 팀들과의 비공식 연습 경기를 갖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또 도쿄를 떠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이와이즈미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결국 멀리서나마 얼굴이라도 한번 봐야겠다 싶어 무작정 이와이즈미의 회사로 찾아갔다. 하지만 오이카와를 알아보는 시민들이 많아 의외로 애를 먹었다. 사진을 찍어달라는 팬부터 사인을 해달라는 팬까지. 덕분에 오이카와는 새삼 자신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리고 어느덧 이와이즈미가 다니는 회사 앞에 도달했다. 이곳에 입사가 확정된 날, 함께 울고 웃으며 밤새도록 축하했던 일이 떠올랐다.

“나올 때가 됐는데.”

하지만 시계를 봐가며 아무리 기다리고 기다려도 이와이즈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신입이라 초반부터 야근하나? 입사한지 고작 반년 조금 넘은 사원이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조심스레 회사 안으로 들어간 오이카와는 1층 로비에 있는 데스크로 가서 이와이즈미에 대해 물었다.

“저, 이와이즈미 하지메 씨의 친구인데…….”

아직 말을 다 마치지도 않았는데, 데스크의 직원은 그를 알아봤다. 어머, 오이카와 선수! 눈에서 하트가 날아올 만큼 직원의 표정은 황홀해 보였다. 굳이 자신에 대한 설명을 더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오이카와는 화사하게 웃으며 마저 질문했다. 총무부의 이와이즈미 씨, 사무실에 있나요?

내선으로 물어보겠다며 직원이 재빨리 수화기를 들었다. 그리고 잠시 후, 여직원이 난감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와이즈미 하지메 씨는 오늘 몸이 안 좋아서 출근을 안 하셨다고 하네요.”

“……!”

놀랐지만, 오이카와는 침착한 얼굴로 감사의 인사를 한 뒤 건물을 빠져 나왔다. 그가 아는 이와이즈미는 웬만해서는 아프다고 빠질 사람이 아니다. 학창 시절에도 죽을 만큼 아프지 않으면 절대로 학교를 빠지는 일이 없었다. 심지어 아파도 부활동까지 꾸역꾸역 하고 가던 그였다. 그런데 입사한지 얼마 되지 않은 직장에 결근했다. 그것이 오이카와의 신경을 매우 곤두서게 만들었다.

대체 어디가 얼마나 아픈 거야? 오이카와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이와이즈미의 집으로 향했다. 회사 근처에 있는 오피스텔 중 가장 전망이 좋고 가격이 합리적인 곳이었다. 이와이즈미와 그가 함께 가서 보고 결정한 곳이었으니 모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벨을 눌러도 이와이즈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너무 아파서 나오지도 못할 지경인가 싶어 오이카와의 초조함이 극에 달했다.

이 집의 열쇠를 받기 전에 헤어지는 바람에 오이카와는 아무리 애가 타도 집 주인이 문을 열어 주기 전에는 도저히 들어갈 방법이 없었다. 이와이즈미는 진작에 열쇠를 주려 했지만 계속된 오이카와의 원정과 시즌 일정 소화로 인해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타이밍을 놓쳤고, 헤어졌다.

어떻게 하지? 문 앞에서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왔다 갔다 하기를 수십 분. 그 때 누군가 엘리베이터에서 내렸고, 혹시라도 이와이즈미일까 싶어 고개를 돌렸지만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는 여유롭게 열쇠를 꺼내 이와이즈미의 옆방 문에 꽂았다. 덜컥- 열리는 문 안으로 유유히 사라지던 남자가 살짝 얼굴을 내밀어 오이카와를 바라보았다.

“저기, 그 방 주인 만나러 오셨어요?”

무언가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하는 남자를 향해 오이카와가 빠르게 머리를 끄덕였다.

“에이, 헛걸음 하셨네. 거기 주인, 본가로 간다고 짐 싸서 나갔어요. 간지 좀 됐는데.”

“네?”

생각지도 못한 이야기에 오이카와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완전히 나간 건 아닌 것 같고, 물어보니까 당분간만 가 있을 거라던데. 뭐라더라? 몸이 안 좋아서 그렇댔나? 아무튼 그래서 지금 그 방 비어 있…… 에? 어디 가요?”

남자의 말에 채 끝나기도 전에 오이카와는 엘리베이터를 향해 내달렸다. 조금 전 남자가 타고 온 그대로 머물러 있었기에 버튼을 누르자 바로 열렸다. 1을 누른 뒤, 빠르게 머릿속을 정리했다. 오늘 몸이 안 좋아 회사를 쉬었다. 게다가 혼자 사는 방은 아예 한참 전부터 비어 있었다고? 도대체 뭐야? 하지메, 너…… 어디가 많이 아프기라도 한 거야?

아무리 마음을 다스려 보려 해도, 쉽게 진정이 되지 않았다. 심지어 손끝이 파르르 떨리기까지 했다. 헤어진지 아직 1년도 지나지 않았다. 아니, 1년이 아니라 몇 년이 지났다 해도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를 잊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아직도 너무 애틋해서 미칠 것 같은데, 그런 사람이 아프단다. 그것도 얼마나 심각하게 아픈지 회사도 빠지고 혼자 살던 방에서도 나갔다.

지하철에 올라 이와이즈미의 본가로 향하는 내내, 오이카와는 온갖 생각들로 심정이 복잡해졌다. 좋은 쪽으로 마음을 먹으려 해도 자꾸만 안 좋은 상황이 연출되었다. 심각한 병이라고 하면 어떡하지? 얼마 못 산다고 하면 어떡하지? 잘못했다고 싹싹 빌고 마지막까지 함께 있어야겠다. 그렇게 다짐했다. 그리고 목적지 역에서 내리자마자 쏜살같이 달렸다. 현역 운동 선수의 달리기 실력은 과연 대단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이와이즈미 집 현관문 앞에 선 오이카와는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벨을 눌렀다. 한 번. 두 번. 세 번. 이번에도 역시 이와이즈미는 쉽게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본가에도 없는 거라면 어디지? 설마, 병원인가? 이미 패닉 상태인 오이카와가 무작정 주변 병원을 뒤지려 막 몸을 돌리는 순간, 철컥- 하며 문이 열렸다.

“누구세…… 토, 토오루?”

느린 걸음으로 천천히 2층에서 내려온 이와이즈미가 뒤늦게 문을 열자, 보이는 것은 새파랗게 질린 오이카와의 얼굴이었다.

“이와쨩! 하지메!!”

같은 사람 이름을 두 가지로 부르며 달려드는 그의 행동을, 이와이즈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그가 이곳에 있는 것부터가 이해 불가의 일이었다. 물론, 두 사람이 헤어진 덕분에 양가 부모의 교류가 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래도 계속 연락은 하고 지내긴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까지 이렇게 만날 상황은 아니었다.

자신을 안은 채 덜덜 떠는 오이카와를 보고 있자니 도저히 밖에 세워 둘 수가 없어 어쩔 수 없이 안으로 들이긴 했지만, 무슨 일인지 도통 말이 없었다. 이와이즈미는 마실 거라도 내오기 위해 부엌으로 갔다. 냉장고를 열어 주스를 꺼낸 뒤 컵에 따르며 혼잣말로 작게 중얼거렸다.

“맨날 티브이나 사진으로만 보다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지? 잘 봐, 아가야. 저 사람이 네 아빠야.”

부엌 안에서 오이카와의 모습을 훔쳐 보며 아기에게 아빠가 누구인지 가르쳐 준 이와이즈미는, 다음 순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쟁반을 들고 거실로 나갔다. 이 순간, 부모님이 모두 집을 비우신 상태라는 게 무척이나 유감스럽게 느껴졌다. 오이카와와 단둘이 있는 시간이 오랜만이기도 하고, 임신한 것을 숨겨야 하니 여러 가지로 불안했던 것이다.

“일단 이것 좀 마시고 진정해.”

주스를 내려놓자 오이카와가 천천히 잔을 들었다. 이와이즈미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던 오이카와는,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부쩍 수척해진 그의 얼굴이 신경 쓰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었다. 조금 전까지는 그가 무슨 큰 병에라도 걸렸을까 걱정되어 눈에 뵈는 것이 없었는데, 집 안으로 들어서며 너무도 놀라운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하지메.”

“어.”

대화는 하고 있었지만 두 사람의 시선은 서로 다른 곳을 향해 있었다. 이와이즈미는 소파에 앉으며 자연스럽게 커다란 쿠션을 무릎 위에 올려 놓았다. 그 동작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지켜본 오이카와가 조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누구야?”

앞뒤 없이 그저 누구냐고 묻는 말에 이와이즈미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대답을 미루었다. 그러다 이어지는 질문을 듣고 나서야 그가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 애, 누구 애냐고.”

갑작스러운 그의 방문과 심상치 않은 태도에 정신이 쏠려 잠시 느슨하게 굴었다. 뒤늦게 쿠션으로 가려 보았지만 불룩 나온 배는 이미 오이카와의 눈에 든 뒤였다.

“대답해. 누구 애야.”

너다, 너. 목구멍까지 목소리가 올라왔지만 이와이즈미는 꾹꾹 눌러 참았다. 이제와 그의 발목을 잡을 순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누구 애인지 궁금해할 거 없어. 말해도 모르니까. 아, 그리고 나 곧 결혼할…….”

“하지메!”

“소리 지르지 마. 나 임산부야.”

“너 어떻게……. 나하고 헤어진 다음에 곧바로 다른 남자를 만난 거야?”

어쩐지 크게 배신을 당한 기분이 들어 오이카와는 울컥 화가 치밀었다. 헤어진 후, 그가 누굴 만나든 상관할 수 없었지만 오이카와의 마음속에서는 여전히 자신과 이와이즈미가 짝이라는 생각이 강했기에 괜스레 배신감이 들었다. 나는 널 그리워했는데, 너는 아니었던 거야?

“나한테 그런 거 따질 자격 없지 않아? 먼저 헤어지자고 한 건 너야.”

침착하게 대응하는 이와이즈미와는 달리, 오이카와는 너무도 흥분해 있었다. 자신의 아이가 아닌,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진 이와이즈미를 보고 있는 지금의 이 현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이와쨩,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하잖아.”

오이카와의 목소리가 가늘게 떨렸고, 옅은 물기까지 어렸다. 이와이즈미는 아예 눈을 감아 버렸다. 고개 숙인 오이카와의 모습을 차마 볼 수가 없었다. 미안해, 토오루. 미안해. 하지만 나는, 네가 감정에 휘말려 일을 그르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날 사랑하지 않는데, 아이 때문에 억지로 눌러앉지 않았으면 좋겠어.

지금 오이카와의 모습은, 혼란과 놀람, 그리고 충격에 의해 잠시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그가 이성을 되찾는다면, 아이와 자신을 달갑게 여기지 않을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했다. 그래서 더욱 매몰차게 부정했다.

“왜? 옛날부터 너만 인기 있었으니까, 나 같은 건 계속 혼자일 줄 알았어?”

“…….”

“의외로 나 좋다는 사람 많더라. 애 아빠가 누군지 궁금하다고 했지? 들어도 모르겠지만 가르쳐 줄게. 아빠는…….”

“너야, 토오루.”

!!!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의 시선이 동시에 현관으로 향했다. 그곳에는 언제 들어온 것인지, 이와이즈미의 어머니가 서 있었다. 장을 보러 나갔던 그녀는 문을 열고 들어오도록 모른 채 대화에 열중하고 있는 둘을 발견했고, 본의 아니게 듣게 된 대화의 흐름이 엇나가고 있음을 단번에 파악했다. 그래서 바로잡아 주어야겠다고 판단해 끼어든 것이다.

“어머니…… 방금, 방금 뭐라고 하셨어요?”

오이카와의 동공이 심하게 흔들렸다. 대체 무슨 말을 들은 거지? 누가, 아빠라고?

“하지메가 가진 아이의 아빠가 너라고 했다, 토오루. 네가 아빠야.”

“지, 지금 무슨 말씀을……. 아니야! 너 아니야, 토오루.”

뒤늦게 이와이즈미가 수습해 보려 했지만 되돌리기엔 이미 늦어 있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예 짐 꾸러미를 내려놓고 소파의 빈자리에 앉았다. 그리고는 차분하고 고요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하지메, 이제 그만하자. 토오루가 직접 와서 묻고 있잖니. 계속 몰랐더라면 나도 말하지 않았겠지만, 이렇게 와서 묻는다면 사실을 말해 줘야지. 아이 아빠잖아.”

“하지만 저랑 토오루는 이미…….”

“너희 둘, 정말로 사랑하지 않아서 헤어진 거니? 더 이상 서로에게 마음이 없어? 정말 그래? 그런 거라면 나도 더는 말하지 않으마. 하지만 내가 볼 땐 아닌 것 같아. 여전히 사랑하고 서로를 아끼고 있잖아. 그러니 이제 그만하자. 알았지?”

그리고는 충분한 대화를 나누라며 자리를 피해 주었다. 다시 둘만 남게 된 거실에는 정적만 흘렀다. 결국 이와이즈미가 먼저 입을 열었다.

“거짓말한 건 미안해. 하지만 정말로 아이 때문에 고민할 필요 없어.”

“어째서?”

“그냥 내가 키울게. 너한테 짐이 되지 않게…….”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야, 하지메?”

“어, 어?”

오이카와가 눈가에 맺힌 물방울을 슥 닦으며 예의 그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이와이즈미가 좋아하는, 시원하고 화사한 웃음.

“내가 지금 얼마나 기쁜지 알아? 아이 덕분에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게 됐잖아. 그동안 몇 번이고 찾아가서 사과하고 싶었어. 근데 용기가 안 나더라. 참 못났지.”

이와이즈미는 씁쓸하게 웃으며 스스로를 질책하는 오이카와의 모습에 고개를 저었다.

“아니, 나도 마찬가지야. 처음엔 자존심 때문에, 그 다음엔 시간이 훌쩍 흘러서, 이제와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말 못했어.”

오이카와가 자리에서 일어나 이와이즈미의 곁으로 갔다. 실로 오랜만에 품에 안아보는 이와이즈미였다. 여전히 쏙 들어오는 느낌에,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몇 개월 된 거야?”

“한 5개월쯤?”

“5개월이면, 우리 헤어지기 얼마 전엔 한 그 때?”

“아마도.”

“너 그 때 약 먹었었잖아.”

관계를 가질 당시, 이와이즈미는 히트사이클이 온 때였다. 미리 약을 복용했으니 괜찮을 것이라 생각해 피임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무래도 약이 제 몫을 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그랬지. 근데 안 들었나 봐.”

오이카와가 이와이즈미를 더욱 당겨 안았다.

“다행이다. 이번처럼 약효가 없었던 게 다행인 적은 처음이야.”

그러면서 살짝 이와이즈미의 배를 만져 보았다. 늘 평평하고 탄탄했던 배가 불룩 나와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우리 아기, 움직여?”

“응. 태동이 활발한 때라 엄청 움직여.”

“진짜?”

오이카와는 재빨리 배에 귀를 대보았다. 과연, 이리저리 힘차게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이 아이가 자신과 이와이즈미의 아이라니. 상상 이상으로 기쁘고 행복했다. 팀이 우승했을 때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태명은 있어?”

“……아직.”

혼자서 고민해 보았지만, 끝내 짓지 못한 태명. 이와이즈미가 아이에게 미안한 듯 겸연쩍게 웃었다. 그러자 오이카와가 그런 이와이즈미의 이마에 살며시 입술을 부딪친 뒤 말했다.

“봄봄이 어때?”

“봄봄이?”

“응. 우리 아기 봄에 태어날 거잖아. 지금 5개월이라며? 그럼 내년 4월에 낳는 거 아니야?”

“맞아. 그 때가 예정일이야.”

오이카와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이와이즈미의 배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봄봄아, 아빠야. 그동안 엄마랑만 있어서 심심했지? 이제부터는 아빠도 같이 있어 줄게.”

이와이즈미는 알 수 없는 벅찬 감격에 입술이 떨렸다. 아이에게 ‘오이카와’라는 성을 주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던 그였다. 그런데 이제는 당당하게 오이카와가(家)의 일원이라 말할 수 있었다.

“봄봄이 태어나고 너 몸 좀 추스르면, 그 때 결혼하자.”

반지도 없고, 멋진 분위기의 레스토랑도 아니었지만 이와이즈미에게 있어서는 세상 가장 멋진 프러포즈였다.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짓자 그제서야 오이카와의 입술에도 같은 미소가 번졌다.

내년 봄, 오이카와와 이와이즈미는 더 이상 둘이 아닌 셋이서 함께 이 행복을 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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