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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2 – [쿠로츠키] 그믐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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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츠키] 베타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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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츠키] 왕자 쿠로오x경호원 츳키 :: Et lux in tenebris luc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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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 로츠 키 오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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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츠키 썰 (160718~160913) :: 병알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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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츠키] 그믐달
* HQ 원작
* 오메가 버스
” 츠키시마?! ”
아? 비틀거린 몸이 정신을 지탱하지 못하고 그대로 쓰러졌다. 바닥에 부딪히는 충격에 잠깐 또렷했던 던 시야는 금세 뿌옇게 흐려졌다. 같은 코트에 서있던 사와무라나 아즈마네는 물론이고 반대 코트에 서있는 이들까지 츠키시마를 향해 달려왔다. 가장 놀란 표정으로 달려온 것은 츠키시마가 쓰러지기 바로 직전 공중에서 마주친 쿠로오였다. 흐릿해진 시야는 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게 만들었지만, 쿠로오가 다가올수록 츠키시마는 점점 혼미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결국 쿠로오가 츠키시마의 눈앞에 섰을 때, 눈이 마주치는 순간 머리가 핑하고 돌더니 그대로 츠키시마는 정신을 잃었다.
“ 아카아시! ”
“ 네? ”
“ 쓰러졌어!! ”
“ 네? 누가요? ”
“ 안경군!! ”
“ 아.. 츠키시마군.. 역시네요 ”
“ 응? ”
보쿠토의 물음을 뒤로하고 아카아시의 눈동자는 쓰러져버린 츠키시마를 안아 올려 체육관을 빠져나가고 있는 쿠로오의 등을 쫓았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그렇게 위태한 페로몬을 흘려대고 있으니. 아카아시는 곧게 서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보쿠토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나마 선배가 둔해서 다행이네요.
츠키시마가 쿠로오는 알파라는 것을 알아챈 것은 첫 번째 합숙 때였다. 돌아가려던 츠키시마를 멈춰 세운 쿠로오가 자신의 옆에서 함께 블로킹을 뛰었을 때. 그 압도적인 감각에 츠키시마는 처음으로 ‘낯선’자의 향을 인식했다. 공기 중에 떠도는 누군가의 페로몬이 아닌 누군가를 집어삼키고자 발산하는 향기를. 속이 뒤집힐 것 같은 뒤틀림에 츠키시마는 체육관에서 황급히 도망치고 말았다.
츠키시마는 오메가임에도 불구하고 향에 민감하지 않았다. 일반적인알파의 페로몬을 강하게 인지하지도 않았고 오메가의 호르몬을 많이 발산하지도 않았다. 그래도 오메가인지라 주기가 되면 힘들었지만
“ 아 츠키시마, 미안한데 혹시 이것 좀 대신 해줄래? 00가 발정기 때문에 조퇴해버려서 ”
“ 네 ”
하지만 아무한테도 이야기 하지 않았다. 어차피 ‘페로몬’이 강하지 않으니까. 누구도 알 필요가 없으니까.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으니까. 자신에게 냉정해지고, 냉혹해지고, 무관심해졌다. 합숙에 가기 전 발정기의 ‘징조’가 나타났는데도 츠키시마는 무시했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억제제를 씹어 삼켰다.
“ …… ”
눈을 뜬 츠키시마는 자신이 보건실에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자 자신이 왜 여기에 누워있는지도 떠올렸다. 억제제를 먹었는데도 히트 사이클이 가까워진 탓인지 아침부터 조금 어지럽긴 했지만 쓰러질 정도는 아니었는데, 네트 너머로 쿠로오와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대로 속이 뒤틀려버렸다.
바스락 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난 츠키시마가 보건실 문을 열었을 때 마침 쿠로오가 보건실 안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었다.
“ 어? ”
“ 아… ”
놀란 쿠로오와 뭐라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츠키시마의 사이에 짧은 정적이 흘렀다.
“ 언제 일어났어? ”
“ … 방금이요 ”
“ 방금?! ”
쿠로오가 화들짝 놀란 목소리에 츠키시마가 움찔했다. 쿠로오가 손을 뻗어 츠키시마의 이마를 짚었다. 순간 처음 느꼈던 쿠로오의 진하고 달콤한 향기가 콧가에 머물렀다.
“ 무, 무슨 ”
“ 아, 역시 열이 높네. 자, 빨리 들어와 ”
억지로 다시 보건실로 끌고 들어온 쿠로오는 츠키시마를 침대에 눕혔다. 얼떨결에 누운 츠키시마가 다시 일어나려고 하자 쿠로오로 부터 ‘묶어버린다’는 말로 협박당했다.
“ 저, 이만 돌아가고 싶은데요 ”
“ 어딜? ”
“ 체육관이요 ”
츠키시마의 말에 쿠로오가 난처한 듯이 웃었다. 그러고는 ‘오늘은 이만 쉬는 게 좋겠어’ 라고 말했다. 츠키시마가 이해가 안 된다는 얼굴을 하고 ‘왜죠?’ 하고 물었다. 열은 좀 있지만 움직이는 데는 이상이 없다, 고 츠키시마는 생각했다. 오히려 당황한 얼굴을 한 것은 쿠로오였다. 애초에 쿠로오는 타교의 주장이었다. 같은 팀도 아닌데 왜 여기에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츠키시마가 한숨을 내쉬자 쿠로오가 움찔했다.
“ …? ”
“ 저기, 츳키-.. ”
쿠로오가 머뭇거렸다.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 어쩐지 낯설기도 하고 웃기기도 해서 가만히 쳐다보는 츠키시마를 살짝 내려다본 쿠로오가 의자를 가져와 츠키시마의 곁에 앉았다.
“ 네가 무관심하고.. 음, 신경 쓰는 걸 싫어하는 거 같아서… ”
“ 무슨 말입니까? ”
“ … 일단 너, 오메가잖아? ”
츠키시마의 눈동자가 커졌다. 쿠로오가 알고 있다는 게 전혀 놀랄 일은 아니지만 누군가가 ‘너 오메가지?’ 라고 물어본 것은 처음이었다.
“ 왜 그런.. ”
“ 너, 향기가 너무 진해. ”
“ 그게 무슨.. ”
“ 아.. 모두 참고 있었는데 말이지 츳키가 쓰러져 버린 이상 더 이상은 안 될 거 같아서 ”
츠키시마는 당황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자신은 향기가 별로 없다고. 잘 느끼지도 못한다고. 그러자 쿠로오는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지었다.
“ 츳키 지금 엄청나게 달콤한 냄새 풍기고 있는데 몰랐어? ”
“ … 네? ”
“ 아, 그리고 사실 말이지 츳키 몸에서 오메가 냄새 말고 엄청 진한 알파 향기가 나. ”
“ 네?! ”
“ 혹시, 츳키 가족 중에 알파 있어? ”
“ .. 형, 하고 .. 어머니.. ”
아, 역시나. 하고 쿠로오가 머리를 탁 하고 짚으며 말했다.
“ 아마도 가족들의 알파 향에 익숙해져서 다른 알파 페로몬을 잘 못 느끼는 경우가 있어. 가족들이 혹시 우성 알파? ”
“ 네 ”
“ 어릴 때부터 그렇게 강한 알파 향에 익숙해지면 커서 다른 알파 페로몬은 약하다고 느끼게 돼 ”
‘ 츳키는 말이야, 냄새가 너무 달콤해 ’
초등학생인가 중학생 때 쯤, 형이 지나가면서 했던 말이 스쳐지나 갔다.
‘ 혹시 밖에서 잘 못되면 안되니까. ’
그때부터 였다. 집 공기가 달라졌던 건. 처음엔 꽤나 힘들어 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어머니와 형의 강한 알파 페로몬에 적응하기 위함이었나.
“ 몸에서 마치 마킹 된 거 같은 알파 향기를 잔뜩 뿜어내니 다른 알파들이 접근할 수 가 없지. 심지어 우성 알파라니. ”
“ …. 그런.. 설마.. ”
“ 그런 주제에 몸에서 있는 대로 오메가 페로몬을 뿜어내다니 정말 츳키가 오늘 체육관에 들어왔을 때는 다들 식겁했다니까. ”
“ ..다들? ”
“ 보쿠토나 리에프나. 뭐 운동부라 알파들이 많으니까 ”
“ …..그런.. ”
“ 다이치나 스가 는 아마도 네 향에 익숙해져서 좀 괜찮은 거 같았지만, 다른 애들은 거의 앓아누울지도 몰랐다니까 ”
쿠로오의 말에 츠키시마의 얼굴을 붉게 물들었다.
“ 자 그러면 오늘은 이만 쉬는 게 좋겠지? ”
“ … 네.. ”
” 오 쿠로 ”
” 츠키시마군은 괜찮습니까? ”
” 아, 뭐 괜찮달까. 자각은 했으니 그나마 다행? ”
쿠로오의 말에 아카아시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 자각이라, 정말 놀랍기 그지없네요. 그렇게 강한 페로몬을 뿜어내면서 본인은 인식조차 못했다니. 같은 오메가인 저조차 향기에 취할 정도로 달콤한 페로몬인데. ”
” 가족들의 지극정성이랄까. ”
” 쿠로오 선배는 괜찮습니까? ”
” 괜찮아 보여? ”
쿠로오의 눈이 번들거렸다. 간신히 참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공기를 뒤덮을 정도로 강한 향이 뿜어져 나왔다. 저 멀리서 걸어오던 보쿠토가 날라 들어와 아카아시를 낚아챘다.
” 내 아카아시를 괴롭히지마! ”
” 선배… ”
쿠로오가 피식 웃으며 벗어났다. 아, 츠키시마. 네 향기가 내 몸속을 휘젓고 있어.
” 쿠로오 너, 눈이 맛이 갔어. ”
중간부분 쓰기가 너무 귀찮아서 띄엄띄엄 썼더니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그래도 쓰고 싶은 부분은 다 쓴거 같으니 여기서 end.
+) 뒷이야기 트위터 로그
#쿠로츠키 #오메가버스 #그믐달
깨어난 츠키는 다시 체육관으로 돌아가겠다고 하는데 쿠로가 나타나서 말림. 츠키가 자긴 괜찮다고 하니 쿠로오가 사실.. 이러면서 말함 츠키가 표현도 안하고 싫어하는거 같아서 모두 참고 있었는데 너 향기가 너무 세다고.
2:23am · 10 Oct 2015 · TweetDe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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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y to @_shiliu00
70d
_shiliu00’s avatar
비류화 @_shiliu00
@_shiliu00 양호실에서 자던 츠키를 누가 덮침. 향기에 취해 자기도모르게 끌려들어온 것. 다햄이 쿠로가 구해주지만 츠키는 이미 알파의 호르몬에 취한 후. 그다음날 온몸에 쿠로의 향을 뭍히고 나타난 츠키를 슬금슬금 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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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d
_shiliu00’s avatar
비류화 @_shiliu00
@_shiliu00 보쿠토가 너 완전 마킹당했네. 츠키가 인상을 콱하고 찡그림. 츠키는 그제야 보쿠토의 냄새도 진하다는 걸 깨달음. 그동안 가족들에게 익숙해져 강한 향에 면역? 되어있던 츠키도 어젯밤 쿠로의 향을 느끼고 나자 알게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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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d
_shiliu00’s avatar
비류화 @_shiliu00
@_shiliu00 츠키는 자신이 그동안 얼마나 바보같은 짓을 했는지 깨달음 미친듯이 강한 치상위의 알파 옆에서 오메가 향을 발산하고 있었으니 그제야 다른팀들이 슬금슬금 피해다닌게 이해가 감 하지만 정작 츠키는 호르몬 조절이 미숙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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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d
_shiliu00’s avatar
비류화 @_shiliu00
@_shiliu00 게다가 츠키는 자신이 히트가 일어날때쯤 항상 부모님이나 형이 알아채고 조취를 취했기 때문에 쓰러지거나 한 적이 별로없음. 그러나 그걸 인식조차 못할만큼 보호받고 살아왔던것. 츠키는 좀 부끄러워졌음. 그래서 아카아시에게 도움을 요청함
[쿠로츠키] 베타놀이
오메가버스AU
세상에는 계층이 있다.
절대 거스를 수 없는 하늘과 같은 존재 알파, 중간계급 베타, 위의 두 계층아래 존재하는 소수의 오메가.
힘으로 지배되었던 세대에는 절대적 우위관계였지만 모든 인간이 평등하다는 사상 아래에 많은 것이 변했다.최근엔 최초의 오메가 대통령도 나와 박수를 받고있고 오메가의 인권신장을 위한 운동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인권신장을 위한 운동. 여전히 불평등하다는 반증이지. 이 사회는 절대 거스를 수 없는 힘으로 지금도 얽혀있다.
뭐, 나랑은 관계없지만.
나도 사람들 위에 서는 알파였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태어나보니 오메가였다. 아버지는 베타, 어머니도 베타, 형도 베타. 당연히 나도 베타로 태어났어야 하는 법이긴 하다. 어머니는 오메가 판정을 받은 내 앞날에 걱정을 많이하셨다. 히트사이클, 발정한 짐승처럼 알파에게 엉덩이를 내밀 오메가. 그런 오메가를 애완견처럼 대하는 알파들. 아들에게 가해질 광경은 어머니뿐만아니라 아버지의 마음도 의연치 못하게 했을것이다. 그래서 아버지는 우리가족을 제외한 그 누구도 내가 오메가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게 하기로 했다.
학교도 공부도 전력을 다하지 않는 성격은 주변인들에게 나를 베타로 인식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그래서인지 어머니는 막상 크면서는 무심한 둘째아들의 성격을 더욱 걱정하시는 듯하다.
그래. 나에게 주어진 베타놀이는 인생을 꼴사납지 않도록 만들어주었다.
*
배구를 계속한건 단순히 형에 의해서였다. 전력으로 임해서 눈물을 보이는 일따위 없이도 단순한 부활동으로 배구를 할 수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서.
동료들이고 선배들이기 이전에 그들에게선 알파의 향이 났다.
맹수에게 향이 있다면 이런 향일까.
피식자는 뼈도 못추리고 몸을 낮춰 목덜미를 내놔야할 것처럼 솜털하나하나가 곤두세워지는 진한 향이 알파들에게서 뿜어져나왔다. 평범한 오메가라면 뒷걸음질 치거나 엉덩이를 들이밀었겠지.
그렇게 형을 핑계삼아 버텨왔다고 생각한 배구부 활동은 여름 합숙 때 의미를 잃었다. 배구를 그만뒀다고 생각한 형은 대학에서도 여전히 배구를 하고있었고 코트 위를 잊을 수 없었다고 했다.
이미 자신의 답을 찾고 사는 형에게 굳이 내가 배구부 안이란 맹수우리에 몸을 던져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분명 알고 있었는데. 배구를 그만 둘 생각이 들지않았다. 오히려 지독하게 냄새나는 합숙 훈련에 참여하다니 미친게 아닌가. 나는 내 자신이 합리적인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멍청한듯했다. 그들에게서 같은학년의 천재동료에게서 나는만큼의 지독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면서도 그만두지 않으니. 시덥잖은 농담을 하며 헤프게 웃는 쿠로오와 보쿠토가 보였다. 저 둘은 다른 이들보다 더 조심해야했다. 시도때도없이 갑자기 뒤에서 나타나거나 끌고가는 경우가 다반사였기 때문에. 조심한다해도 오메가가 가진 선천적인 냄새를 안맡을 수는 없겠지.
특히 네코마의 주장은 처음 본 순간 뒷걸음질칠뻔 할 정도로 크게 놀랐다. 고양이라기보다는 흑표범의 그것을 연상시키는 눈빛이 마주칠 때, 모든 신경이 도망치라는 경보를 울리기시작했었다. 갑자기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움직이는 쿠로오가 눈에 비친다.
“쿠로오씨.”
“어?”
“왜그래요? 새끼잃은 강아지처럼.”
평소처럼 비아냥거리는 투로 말을 던지며 입꼬리를 뒤틀며 다가갔다.
자신에게 그의 시선이 닿았다. 방금전의 장난스러운 표정은 사라지고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이내 입꼬리가 살며시 비틀리는 것이 보였다. 비웃는 듯한 웃음이었지만 눈빛은 비웃는것보다는 오히려……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보다 츳키 오늘은 이만하면 됐으니까 그만 가서 씻어.”
이내 본래 잘 짓는 헤픈 웃음을 보이며 내 등을 떠민다.
*
히트사이클이 얼마남지않았다. 그래서 약을 제 때 먹어야했는데, 도대체 어디간 것인지 보이지 않는다. 원래 뒀던 가방 안은 당연히 뒤져보았고 옷의 주머니란 주머니는 전부 찾았다. 차라리 다른것이 사라지지 왜 하필 이런때 약이 사라지는지. 내일이 합숙 마지막이니 그냥 두고 갈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당장 내일 밖에 나다니는 것도 문제였다. 게다가 다른 이에게 약이 발견되어도 마찬가지고.
후드를 뒤집어 쓰고 문을 열자마자 앞에 쿠로오가 서있었다. 깜짝 놀라 움츠러들었다.
“뭘 그렇게 놀라?”
“문열자마자 바로 앞에 서 있어서 좀 놀랐잖아요. 어쩐일이에요?”
“아니 그냥. 내일이면 다들 헤어지잖아. 얼굴이나 보려고.”
“아 그러세요. 저 근데 지금 좀 찾으러가야할게 있어서…”
말끝을 흐리고 문밖으로 나서려는데 앞의 장애물은 비킬생각을 하지 않는다. 눈치를 못읽을 사람이아닌데 모르는척 빙글 웃는 얼굴을 노려봤다.
“무서워라. 뭘 그렇게 찾으러 가는데?”
“알 거 없잖아요.”
“니가 찾는게 혹시 이거야?”
그의 트레이닝 바지 안에서 나오는 작은 약통에서 약이 굴러다니는 소리가 났다.
“그걸… 왜… 아니, 윽.”
얼이 빠져 멍하니 바라보는순간 그가 나를 밀어 다시 방 안으로 들어갔다. 문이 닫히고 잠그는 소리가 선뜩하게 들렸다. 등줄기가 서늘해지고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에게서 나는 향은 더욱 짙어졌다. 가까이 다가오는 그를 무의식적으로 피했는지 등뒤에 벽이 닿았다.
차가운 눈으로 시선을 쏟는 그에게서 벗어나야했는데 그럴 수가 없었다. 이미 계급은 정해져있었다. 그가 나를 씹어삼킬것이다.
코앞에 다다른 그가 내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는다. 입김이 목에 닿아 소름이 돋았다.
“있잖아, 츳키?”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게하는 알파의 냄새가 코끝에서 진동을 한다. 중심이 일어설 것만같은 감각을 느끼며 눈을 질끈 감았다.
내 이름을 불렀지만 대답을 들을 생각은 아니었는지 그가 말을 잇는다.
“알파냄새 지독하지?”
“…무슨, 무슨소리…”
“우습게도 네가 내 냄새를 지독하게 맡을 수 있는 만큼 나도 네 냄새가 숨막힐정도로 자극되거든.
설마 순진하게 내가 오메가 하나를 구분 못할 줄 알았어?”
“……”
“다른 알파도 마찬가지였을걸. 어디서 나는 설익은 오메가 향이 체육관 안에서 진동을 했으니까. 몇몇은 다수에 섞여있는 오메가를 상상하면서 뺐을거야.”
목덜미에 축축한 입술이 닿는다. 온몸이 떨린다는걸 그때 깨달았다. 입술을 찍듯이 천천히 올라오던 그가 귓바퀴를 아프게 물었다. 잘근 씹는 느낌이 생경해 눈에 물기가 차올랐다. 허벅지 안쪽이 경련하는 것이 느껴졌다.
“근데 그 알파들 속에서 네가 어떻게 무사했는지 궁금하지않아?”
“…별로. 흐윽…”
“너 이미 내 아래에 있는 오메가거든. 남의 걸 쟁취하려면 나랑 싸워야하는데 그럴 능력이 있을리가 있나.”
티셔츠를 말아올려 허리를 더듬는 손이 성감대를 짚는듯했다. 머리가 뜨거워지고 숨이 차올랐다. 숨길 생각 없다는 듯 그가 부푼 자신의 중심을 내 허벅지에 비볐다.
“처음 봤을때부터 너한테서 나는 냄새가 어찌나 진하던지. 같이 연습하는 동안 안세우려고 고역이었어.
그런데 앙큼하게 베타라고?”
차가운 그의 손이 가슴의 유두를 문지른다.손으로 무언가를 움켜쥐고 싶었지만 갈피를 못잡는 손은 벽만 긁을 뿐이었다. 그의 입술이 내 입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억지로 들어오는 혀가 입안을 헤집는다. 동시에 허벅지가 내 중심을 자극하면서 흥분이 일었다는걸 느꼈다.
벽을 훑던 손을 그가 쥐어서 그의 어깨위에 내려놓았다.
“끌어안아봐.”
그의 목에 양 팔을 둘러안았다. 다시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고 여린살을 잘근잘근 씹던 그가 내 귀에 속삭인다.
“케이. 나랑 섹스할래?”
은근하게 그곳을 문지르는 허벅지는 멈추지 않았고 점점 욕망은 커졌다.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목덜미를 드러내며 내게 뜨거운 숨을 불어넣는 그에게서 미친듯한 욕정이 일었다.
진짜 최악이야.
“응? 츳키.”
고개를 끄덕였다.
Et lux in tenebris lucet
왕자님 쿠로오랑 경호원 츳키로 궁 같은 거 보고 싶다. 왕자님 소꿉친구 켄마. 얌굿치는 수라간에서 일했으면. 경호실장 우시지마. 왕자님 비서로 아카아시 두고 아카아시는 또 다른 왕자님 경호원 보쿠토랑 사겨라.
츳키 말랐는데 사격은 짱짱 잘하고 민첩해서 경호원 된 거라고 하자. 사실 알고 보니 대대로 닌자 집안이라 조용하게 기척 죽이는 게 몸에 배어있는 게 좋다. 쿠로오가 새로 온 경호원 놀린다고 이렇게 말라서 경호는 어떻게 하나 하고 벽치기 했다가 역관광 당해라~~ 쿠로가 츠키 손목 잡고 응? 이런 데에서는 어떻게 빠져나갈 건데 응?응? 하는데 츠키가 정강이던지 사타구니라던지 차버릴까 하다가 왕자님이라는 거 겨우 생각해내서 참다가 몸에 힘빼고 눈 감고 고개 옆으로 뉘여서 쿠로 손에 이마 닿게 했으면 좋겠다. 쿠로오 당황하게. 쿠로 당황해서 손목 잡고 있던 거 힘 풀리자마자 쿠로 손목 잡아서 반대로 벽치기하고 츳키는 업신여기는 표정에 혀 차면서 한심하다는 듯이 대꾸도 안해주고 방문 나갔으면.
츳키는 궁 안에 기숙사가 있어서 쉬는 날에 딱히 일 없으면 늦잠자다 궐내 도서관가서 음악 들으면서 책 읽는게 취미. 늦은 오후에 도서관에서 쿠로오랑 마주치고 어깨 들썩일 정도로 놀람을 당해라. 이유는 평생 마주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 장소에서 마주쳐서. 쉬는 날이니까 신경 안 쓰고 창가에 자리 잡고 헤드셋 쓰고 책 읽는 츠키 옆모습이 햇빛에 반짝반짝거려서 쿠로오 눈 못 떼다 츠키 속눈썹 빛 받아서 하얗게 된 거 민들레 홀씨 같아서 만져보고 싶어했으면 좋겠다.
츳키가 미묘하게 쿠로오보다 아카아시 말에 고분고분해서 질투하는 거 보고 싶다. 보쿠토 한테 애인 단속 잘 하라고해서 보쿠둥절하다 보쿠토 아카아시한테 찡찡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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