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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에서 욕 먹는 주인공 유형 TOP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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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먼저 가라고 한 지 10년이 지나고 보니 전설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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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내게 맡기고 먼저 가라고 말한 지 10년이 지났더니 전설이 되어 있었다. – 리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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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나 한테 맡기고 먼저 가라고 웹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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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연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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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쿠요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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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2 자기주도기획

3 주요 출판작[12]

분류

카쿠요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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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 최은영 | 문학동네 – 교보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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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st searched keywords: Whether you are looking for 밝은 밤 | 최은영 | 문학동네 – 교보문고 최은영 첫 장편소설 | 증조할머니, 할머니, 그리고 엄마를 거쳐 내게 도착한 이야기 그렇게 나에게로 삶이 전해지듯 지금의 나도 그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과거의 … 최은영 첫 장편소설 | 증조할머니, 할머니, 그리고 엄마를 거쳐 내게 도착한 이야기
    그렇게 나에게로 삶이 전해지듯 지금의 나도 그들에게 닿을 수 있을까
    과거의 무수한 내가 모여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듯
    지금의 나 또한 과거의 수많은 나를 만나러 갈 수 있을까

    서른두 살의 ‘지연’은 서울… |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이야기와 서정적이며 사려 깊은 문장, 그리고 그 안에 자리한 뜨거운 문제의식으로 등단 이후 줄곧 폭넓은 독자의 지지와 문학적 조명을 두루 받고 있는 작가 최은영의 첫 장편소설. ‘문화계 프로가 뽑은 차세대 주목할 작가’(동아일보) ‘2016, 2…밝은 밤, 최은영, 문학동네, 9788954681179, 한국소설, 슬픔, 위로, 사랑, 기원, 여성서사, 4대, 증조모, 할머니,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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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기]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먼저 가라고 한 지 10년이 지나고 보니 전설이 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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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16일 업데이트

303화까지 번역 업데이트

링크 : https://ncode.syosetu.com/n3722ev/

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먼저 가라고 한 지 10년이 지나고 보니 전설이 되어 있었다

(ここは俺に任せて先に行けと言ってから10年がたったら伝説になっていた。)

작가 : えぞぎんぎつね

N코드 : N3722EV

용사 파티는 강력한 마신의 무리에 습격당했다.

이대로는 전멸할 수 밖에 없다.

파티의 한사람, 최강 마도사 랙은 적을 붙잡을 것을 결심한다.

「이곳은 나에게 맡기고 먼저 가라!」 「하지만……」 「뭐, 곧 따라 잡을게」

랙은 정신없이 마신을 쓰러뜨리고 마구 쓰러트렸다.

특기 러닝을 구사하여 랙은 마신의 마법을 학습 해 나간다.

마신의 능력인 드레인 터치 등을 학습하고, 이용함으로써 쉬지 않고 자지 않고 계속 싸운다.

마신은 점점 강력해지지만, 랙도 비약적으로 강해진다.

마신이 생기지 않을 때까지 랙은 10년동안 싸웠다.

왕도에 돌아온 랙은 놀란다.

자신의 이름이 통화 단위이고 상당히 미화된 거대한 동상이 세워져 있었다.

그리고 생명력 흡수를 사용한 탓에 젊어지고 말았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외모. 비약적으로 늘어난 능력.

「너무 눈에 띈다」

랙은 정체를 숨기고 그냥 초보 모험가인 척하기로 했다.

S랭크 마도사인데, F랭크 전사로 위장한 랙의 평화롭게 된(?) 세계에서의 모험이 지금 시작된다!

R15 주인공 최강 검과 마법 용사 최강 마도사 S랭크 모험가 은둔 욕망 불우가 아닌 주인공

[Flare]여기는 나한테 맡기고 먼저 가라고 한 지 10년이 지나고 보니 전설이 되어 있었다.txt 2.02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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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밤 최은영 첫 장편소설

저자는 2016년 첫 책을 펴내면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습니다.“자기 자신이라는 이유만으로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 쪽에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작가가 되고 싶다”저자는 멸시와 혐오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따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규정하는 멸시와 혐오의 대상에 포착된 사람이 백정이었을까요? 이번 소설은 백정 집안의 후손, 그것도 딸로 이어지는 모계쪽 가족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저자는 어쩌면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여성의 수난사를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가졌던 게 아닐까,싶습니다. 그 기간은 일본이 세계 대전을 주도하고 있었고, 해방 후 우리나라에는 내전이 있었으니 전쟁은 여성에게 고통스러운 삶을 가중시켰을 것입니다. 전쟁터는 약육강식이 적나라하게 판치는 짐승의 세계입니다. 그 현장에 직접 투입되는 남성도 힘들 테지만 저자는 여성이 당한 고난에 더 주목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은 인터뷰 기사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세상에는 여성의 목소리가 너무나 부족해요. 여성의 이야기와 여성의 목소리가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며 의식적으로 소설을 쓰고 있어요.”1930년대 말 일본은 위안부 모집에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당시의 모습을 소설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집에 가니 일본 군인과 동네 아저씨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동네 아저씨가 웃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일본 사람들이 운영하는 공장에 취직을 시켜주겠다고. 가면 돈도 많이 벌고, 그 돈으로 호강하며 살 수 있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이냐고 했다.며칠 후 군인들이 마을에 찾아와 트럭 짐칸에 동네 여자아이들을 가득 태우고 떠났다.여기서의 그녀가 바로 백정의 딸 이정선입니다. 이정선에게 다가가 웃으면서 설득하고 있는 사람은 ‘동네아저씨’입니다. 이 동네아저씨는 아마 위안부에 관한 역사적 진실에 대한 내막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듯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위안부 모집에 나선 사람이니 말입니다. 그런 동네아저씨는 당시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많은 동네아저씨 중 단 한명의 목소리도 우리 사회에서 부각된 적이 없습니다.일본과 한국이 위안부 문제를 두고 옥신각신해도, 영화와 소설이 만들어져도 그 진실 여부에 대해 가타부타 언급한 동네아저씨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당시 실적 올리기에 열을 냈을 법한 그 동네아저씨는 친일파로 수모를 겪었는지 궁금해집니다. 일제강점기의 그 동네아저씨는 강자였을까요? 약자였을까요? 친일을 하지 않고서 일제강점기를 통과한 조선 사람은 아마 드물었을 듯싶습니다. 동네아저씨는 식민지 나라에서 살아가는 자신도 살고 가족도 먹여 살리기 위해 위안부 모집에 앞장 섰던 게 아닐까싶습니다.17세 백정의 딸 이정선이 위안부 모집망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사람은 19세 박희수입니다. 박희수의 아버지는 목수였고 할아버지는 옹기장이였습니다. 그들은 박해받았던 천주교 신자의 후손입니다. 아들 박희수가 혼인하고 싶다는 상대가 백정의 딸인 것을 알게 되자 아버지는 방안의 화로를 엎습니다. 백정은 개나 말보다도 못한 취급을 받던 시절이었으니 인간은 귀천이 없다고 배워온 천주교신자인 아버지였지만 백정의 딸을 며느리로 받아들일 수는 없었나봅니다.하지만 이정선에게 마음이 끌린 박희수는 가족 곁을 떠나기로 결단을 내립니다. 위안부 모집에 혈안이 된 군인이 그녀 주변에 얼쩡대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개성으로 떠나기 전 두 사람을 소설은 다음과 같이 그리고 있습니다.그녀는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다. 바람을 가르며 넓은 보폭으로 걸어가는 모습에 그는 눈길을 빼앗겼다. 어쩐지 그저 슬프기만 했다. 그녀에게는 자신이 위협적인 사람일 뿐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래, 나는 저 애를 알고 있었어. 그는 생각했고 그녀에게 말하고 싶었다.같이 열차를 타자. 열차를 타고 우리 오래도록 이야기하자.군인이 데려가든 말든 그건 내 사정인데 왜 당신이 나를 돕고자 하느냐고.가고 말고는 너가 정하라우, 군인들이 널 데려가면 내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이러는 기야.개성에서도 이정선은 여전히 백정의 딸이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살아야 했습니다. 세례명이 바오로인 박희수는 이정선을 성당에 데려갑니다. 신심이 깊은 바오로가 세례도 받지 않은 여자에게 미쳐서 부모와 고향을 등졌다는 이야기가 이미 성당에 퍼져 있었습니다. 박희수는 아내 될 사람을 위안부가 될 위기로부터 구제한 일을 사람들이 인정해 줄 줄 알았습니다. 양인인 자신과 결혼도 했으니 개성살이는 평탄할 것이라고도 여겼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박희수는 백정의 딸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하는 이정선의 고통에 관심을 끊기 시작합니다. 아마 그 자신도 생계를 도모해야 하는 객지살이가 벅찼을 것입니다. 그 스트레스를 이정선을 향해 풀었을 것이고 또 그런 자기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군인에게 잡혀가는 것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예전의 박희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된 듯 변하고 말았습니다.“나는 너를 돕기 위해 모든 걸 버렸는데, 왜 그만큼의 대접을 안 해주고 내 기분을 맞춰주지 않는 거지?그는 의아했고 아내에게 속은 기분이 들었다. 자신이 잃은 그만큼을 아내는 보상해야 했다. 그런데 아내는 자신의 기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적어도 감사하는 마음은 보여야 하는 거 아닌가? 무슨 여자가 저렇게 뻣뻣하지?”그는 자신과 달리 당당하고 강인한 그녀가 속으로 자신을 비웃고 있지는 않을까 염려했다. 아내는 그저 자기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것처럼 보였다.처음부터 양인이었던 것처럼 굴다니 백정인 주제에 말이다.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그는 아내를 그렇게 바라봤다. 그렇지만 아내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건 아니었다.박희수는 향수병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부모님도 친구들도 보고팠습니다. 마당있는 고향집이 그리워서 잠을 설치기 일쑤였습니다. 부모가 정해 준 여자와 결혼을 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어리석은 후회도 합니다. 당시 박희수의 복잡한 심경을 소설은 다음과 같이 표현합니다.그는 순교자 이야기를 들으며 자란 사람이었다. 가진 모든 것을, 목숨까지도 버려 천주에 대한 사랑을 지키려 했던 그들의 이야기에 감화를 받았다. 그는 이정선을 알게 되면서 그녀가 사는 모습을 보고서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릴 준비를 했다. 너를 구하기 위해 내 인생을 희생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 결과로 그는 평생을 억울함과 울화와 죄책감을 안고 살아야 했다. 자기가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부모를 떠날 때만 해도 몰랐다. 아니, 그는 평생 동안 몰랐다. 자기가 얼마나 작은 손해에 예민하고 속이 좁은 사람인지. 자신은 부모를 떠날 만큼 용기가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그저 충동일 뿐이었다. 떠나고 싶은 충동. 그는 그가 누릴 수 있는 인생을 그녀가 빼앗았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백정의 딸을 위기로부터 구해낸 박희수의 기사도정신이 빛을 발하기에는 당시의 세상이 너무 팍팍했는지도 모릅니다. 박희수의 주저앉은 마음을 이정선은 소롯이 떠안아야 했습니다. 박희수가 최악일 적마다 이정선은 위안부가 될 운명이었던 자신을 구해 준 은혜를 떠올려야 했습니다. 백정의 딸로서 개성 사람들의 시선을 감당해내기도 벅찬데 말입니다.그런 19세 이정선에게 18세인 새비 아주머니가 나타나 서로 친구가 됩니다. 오랫동안 굶다시피 살다가 찾아 온 새비 아주머니에게 이정선은 정성껏 밥을 해줍니다. 백정의 딸인 이정선이 해준 밥을 먹고 맛있다고 말해준 사람은 새비 아주머니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백정의 딸 이정선에게 새비 아주머니는 각별한 사람이 됩니다. 두 사람의 우정은 서로에게 밥을 먹여 서로의 목숨을 살리면서 평생토록 돈독해집니다.19세 이정선이 딸 박영옥을 낳을 때 출혈이 심해서 사경을 헤맵니다. 그때 새비 아주머니는 ‘친구를 살려만 주신다면 하늘 아래 부끄러울 것 없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하늘에 빌었습니다. 새비 아주머니가 해준 쌀밥을 꼭꼭 씹어 그 물을 삼키고 밥은 뱉어냅니다. 그 다음 미음을 먹고 죽을 먹으면서 이정선은 조금씩 기운을 차리기 시작합니다. 기도와 밥심으로 살아 돌아온 이 정선은 그제야 자신이 낳은 딸을 들여다보며 다음과 같은 마음이 됩니다.붉은 얼굴에 작고 작은 몸, 그 조그만 것이 살아갈 세상을 생각하니 가슴이 콱 막히고 눈물이 돌았다. 막막했다.박희수는 이정선이 죽을 고비를 넘기며 낳은 자식이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실망이 컸습니다. 여자가 아들을 낳지 못하면 남편이 밖에서 아들을 낳아도 묵인하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박희수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박희수는 딸 박영옥이 스무 살이 되자 북한에 처자가 있는 길남선과 결혼을 시킵니다. 그가 개성사람이었고 가족을 찾지 못했다는 점에서 동병상련을 느꼈기 때문일까요? 백정 딸의 딸인 박영옥이 온전한 결혼을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을까요?박희수는 양인인 자신과 결혼한 이정선을 세상 사람들이 양인으로 대우해 주지 않았다는 기억을 잊을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백정의 핏줄을 이어받은 딸 박영옥이 평탄한 가정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는 패배의식을 가졌는지도 모릅니다. 박희수 자신의 딸 박영옥을 처자 있는 길남선과 인연을 맺어준 것은 딸에 대한 박희수식 애정이었는지, 아니면 자신을 도외시하고 모녀끼리만 친밀하여 그에 대한 반감이었는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길남선이 처자가 있는 사람이었다는 사실, 박희수가 그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사실, 그 모두는 이정선과 박영옥 모녀에게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이었습니다. 박영옥은 아버지를 향해 다음과 같이 소리지릅니다.아바이, 죽어버려요. 당신 돌아가셔도 내레 흘릴 눈물은 없습니다. 아바이 산소에도 걸음하지 않을 거고, 내는 아바이를 잊을 겁니다. 돌아가서 우리 없는 곳에서 죽으란 말입니다.박희수는 몇 달 뒤에 속초의 한 대로변에서 버스에 치여 죽었다. 목격자들은 버스가 빠른 속도로 달려오는데도 그가 천천히 길을 건넜다고 말했다. 버스 기사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소용없었다. 그는 이미 즉사한 후였다. 딸은 아바이에게 죽어버리라고 했고 그는 그 말대로 죽었다.박희수의 죽음은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얼마나 삶이 고단했으면, 얼마나 삶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았으면, 살고자 하는 동물적 본능까지 사그라뜨리게 했을까, 싶어서 말입니다. 박희수는 이정선에게 말하곤 했습니다.“세상 사람들은 하느님 아래에 모두 평등하며 어느 누구도 더 존귀하거나 비천하게 태어나지 않았다”고 말입니다. 그 말을 이정선은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속으로 빈정거렸습니다. 박희수가 이정선의 그 비웃음을 몰랐을 리 없습니다. 신앙과 인습 사이의 괴리감이 워낙 컸을 그 당시를 생각하면서 박희수의 죽음을 애도하게 됩니다.길남선은 그 옛날 박희수와 마찬가지로 자신이 박영옥을 구제해 주었다고 여겼을지 모릅니다. 길남선은 박영옥이 딸을 낳은 직후 한 점 미련 없이 본래의 가족한테로 당당하게 돌아갑니다. 돌아갈 수밖에 없는 길남선을 이해하면서도 그가 백정의 딸과 그 딸을 함부로 여겼던 악의적인 심성은 고약해 보입니다.이정선은 딸 박영옥이 혼자되어 길미선을 키우는 모습을 일평생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손녀 길미선이 친구와 선생님으로부터 멸시를 당하고, 그 모멸감을 엄마 박영옥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도 가슴 아려가며 바라봐야 했습니다. 이정선 박영옥 길미선 세 여자가 합심해서 사는 모습을 옮겨봅니다.어떤 교사들은 부모가 제대로 보호해줄 수 없는 집의 아이들을 골라 괴롭히곤 했다. 책잡히지 않기 위해 애를 써야 한다는 것, 그게 표적이 된 아이의 생존 방법이라는 것을 길미선은 본능적으로 알았다. 괴롭힘 당하지 않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해 버텨야 한다는 생각을 할 때면 세상에 혼자 남은 듯한 기분이 들었다. 집으로 돌아가야지, 돌아가야지, 하면서도 발이 떨어지지 않아 해변에 가는 날이 많았다. 그때마다 이정선은 손녀 길미선을 찾아냈다. 그때 ‘너에게 누군가 있다’라는 마음의 속삭임을 길미선은 기억했다.이정선은 딸 박영옥과 손녀 길미선을 남겨두고 죽음을 향해 떠납니다. 그 길에서 다 늙은 얼굴로 이정선은 자신의 엄마를 부릅니다. 아이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그녀에게 결혼은 어쩌면 엄마, 엄마, 하고 부르고 싶은 마음을 모른 척 접어두고 살아야 하는 것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자식을 키워야 하는 엄마가 아이마냥 힘들다고 엄마를 찾아 어리광을 피울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엄마가 엄마를 찾으면 오로지 엄마를 의지하는 자식은 엄마를 잃게 되는 거나 마찬가지이니 말입니다. 죽음의 문턱에서야 비로소 이정선은 엄마 이름을 부르며 엄마에게 포근히 안기듯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 보다 더 복된 죽음이 있을까, 싶어집니다.“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죄가 있다면 그건 여자로 태어나고, 여자로 산다는 것이었다.”죽음에 이르렀어야 그녀는 열일곱 살의 자신으로 돌아갔다. 일평생 입다물고 죽은 듯이 살았던 열일곱의 그녀가 마지막 나날에야 자유로워졌다. 병실 침대에 누워서 방긋 웃던 그녀는“어마이, 어마이 왔어?”말하며 두 팔을 쭉 내밀었다.박희수에게도 이정선에게도 어쩌면 죽음은 고단한 삶을 마감하는 구원이 되었을 듯합니다.1939년생 박영옥은 20세가 되던 해에 27세인 길남선과 결혼을 합니다. 길남선은 17세 때 북한에서 이미 결혼을 한 사람이었습니다.박영옥은 자신이 딸로 태어난 것이 죄송스러워서 아버지가 원했던 사람과 결혼을 한 것입니다. 아들을 원했던 아버지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이고 싶은 딸이 되고 싶어서 말입니다. 그 아버지는 피난 갈 때 가장 좋은 잠자리를 차지하고서 어린 자신에게 양보할 줄 몰랐고, 외투를 입고 있었던 아버지가 추워서 떨고 있는 자신을 챙겨주지도 않았는데 말입니다.박희수 이정선 박영옥 세 식구가 개성을 버리고 고생을 무릅쓰고 남쪽으로 피난길을 나선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소설을 읽으면 당시 북한이 무시무시한 땅이었다는 사실을 능히 상상할 수 있게 됩니다..세 사람은 사상범이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박희수가 일하던 방앗간 주인아저씨가 총살당하는 장면을 태연하게 목격해야 했습니다. 그 방앗간은 위안부 모집을 피해 고향을 떠나 개성에 자리를 잡고자 했던 박희수 가족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온식구들을 먹여 살린 곳입니다. 고향에서 굶주리다가 찾아온 새비네가족을 위해 인절미를 얻어올 수 있었던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 주인아저씨와 마을 주민들이 총살당하는 장면을 인용합니다.언제나 대단해 보이던 주인아저씨가 포박된 채로 자신을 바라보던 그 순간을 박영옥은 잊지 못했다. 주인아저씨는 그 다음날 박영옥이 다니던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총살됐다. 인근 주민들은 자신이 사상범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이들까지 데리고 운동장에 가야 했다. 박희수와 이정선도 열두 살짜리 딸 영옥과 함께 그 무리에 끼어 있었다.왜 그런 광경을 아이들에게까지 보였는지 모를 일이라고 박영옥은 말했다. 박영옥은 한 사람에게 총을 여러 번씩 쏘는 장면을 무기력하게 바라봐야만 했다. 소리를 지르거나 눈물을 흘려서는 안 됐으므로, 감정 없는 사람을 연기하는 나무처럼 서 있었다. 더운 날이었지만 식은땀이 흐르고 추웠다.모두 열 명이 총살되는 것을 끝까지 보고 나서야 운동장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이정선은 앞만 보면서 걸었다. 감정적인 동요가 위험한 일이라는 것을 열두 살 박영옥도 알고 있었다. 박영옥은 누군가 지켜보고 있으리라는 생각에 아무렇지도 않은 척을 하려 애썼다. 이정선은 집으로 돌아와 방문을 닫은 뒤에도 그저 정신을 차려야 한다, 정신을 똑똑히 차려야 죽지 않는다는 말만 반복했다.그때 죽은 사람이 그 열 명만은 아니었다. 세 사람은 죽음으로 서로 헤어질 때까지 그날의 일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그리고 셋 다 각자의 방식으로 조금씩 부서졌다. 겉으로 보아 가장 달라진 사람은 이정선이었다. 이정선은 전쟁이 끝나고 나서도 약이 없이는 밤에 잠을 자지 못했다. 사람을 쉽게 의심했고, 자신이 언제든지 아무렇게나 처리될 수 있다는 생각에 시달렸다. 그 마음을 누구도 고쳐주지 못했다.피난을 내려온 박영옥은 아버지 박희수가 소개한 길남선과 신혼살림을 시작합니다. 노처녀가 되고 싶지 않아서, 남들 보기에 정상적으로 살고 싶어서도 그 이유일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정선은 사위가 탐탁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딸이 묻자 다음과 같이 답해줍니다.같이 밥 먹을 때 보라. 생선이든 고기든 가장 큰 살코기를 제일 먼저 집어가는 기를. 영옥 너가 귀하면 기렇게 하갔어? 남자들이 다 기렇디 않아.하지만 길남선에 대한 집밖에서의 평판은 달랐습니다. 옮겨봅니다.남선은 평판이 좋은 사람이었다. 시장에서도, 동네에서도 마음씨 좋고 예의바른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술자리에서 앞장서 술값을 내는 사람. 그리고 그 모든 지출을 아내의 돈으로 하는 사람. 이정선의 말이 맞았다. 그는 여러모로 박희수를 닮은 사람이었다.6.25 피난길에서 만난 명숙할머니께 배운 바느질은 남편을 대신해 기대와 사랑을 채우는 신비한 힘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일에 대한 몰두는 사람의 사랑으로 채워지는 것과는 비견될 수가 없었습니다. 20대 초반의 박영옥은 얼마나 사람의 사랑을 받고 싶었는지 명숙할머니가 보낸 편지에 답장을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와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한 박영옥의 아픔에 동감하게 되는 구절은 다음과 같습니다.명숙할머니가 보내오는 편지에 박영옥은 답을 하지 않았다. 편지에서 묻어 나오는 명숙 할머니의 애정이 박영옥은 버거웠다. 명숙 할머니의 편지를 읽다보면 결국 자신이 누군가에서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으니까. 그것도 아주 간절하고 절실하게, 사랑받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됐으니까.남편의 모진 말들은 얼마든지 견딜 수가 있었다. 하지만 명숙 할머니의 편지를 읽으면 늘 마음이 아팠다. 명숙 할머니의 사랑은 박영옥을 울게 했다. 모욕이나 상처조차도 건드리지 못한 마음을 건드렸다.그다음 해 봄이 될 무렵 박영옥은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1959년 9월, 열다섯 시간의 진통 끝에 길미선이 태어나게 됩니다. 바느질 기술은 장차 홀로 된 박영옥이 딸을 키우고 살 수 있는 밑천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바늘을 잡고 있는 동안은 기막힌 자신의 처지와 절절한 외로움에서 놓여나게도 됩니다. 옷수선이나 새 옷을 짓는 외에 박영옥의 취미생활은 추리소설 읽기였습니다. 혼자 딸을 키우면서 그 적적함을 추리소설 읽기로 메웠을 듯합니다. 잠이 부족할 정도로 기갈이 든 사람처럼 읽었다고 하니 말입니다.남편없이 아빠없이 살아가는 모습은 평범한 가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므로 세상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길은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라온 길미선은 오로지 평범만이 살 길이라는 심정으로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려갑니다.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안간힘을 쓰는 엄마 길미선이 딸의 눈에 다음과 같이 비칩니다.엄마는 평범하게 사는 것이 제일 좋은 삶이라고 습관적으로 말했었다. 아빠와의 결혼으로 자신도 평범한 가족을 꾸리게 되어서 좋았다고 이야기했었다. 나는 머릿속에 동그라미 하나를 그리고 그 안에 평범이라는 단어를 적었다.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은 삶, 두드러지지 않은 삶, 눈에 띄지 않는 삶, 그래서 어떤 이야깃거리도 되지 않고, 평가나 단죄를 받지 않고, 따돌림을 당하지 않아도 되는 삶, 그 동그라미가 아무리 좁고 괴롭더라도 그곳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는 것이 엄마의 믿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평범함이 부서질까봐 노심초사 전전긍긍하며 사는 것이 길미선의 삶이었습니다. 아들 셋인 집의 장손과 결혼한 길미선은 명절에 친정에 가지 않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급기야 딸 이지연은 엄마를 향해 투사처럼 쏘아부칩니다. 딸은 아버지를 아버지라 하지 않고 ‘남자’라고 칭합니다. 그 부분을 옮겨봅니다.엄마는 남자와 그 가족으로부터 착취당하기만 한 거 아니었나. 자기 엄마를 보러 갈 시간조차 허락받지 못할 만큼의 착취.그렇게 말한 딸 이지연은 32세에 이혼을 합니다. 평범한 삶을 원하는 엄마 길미선에게 딸 이지연의 이혼은 도저히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었습니다. 길미선은 이혼한 딸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재결합하여, 다시 평범한 가정으로 돌아가길 원했습니다. 길미선은 이지연이 열 살 때 이혼 위기에 봉착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엄마 박영옥에게 딸 이지연을 맡기고 열흘 동안 이혼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결단을 내리는 시간을 갖습니다. 마음의 방황을 끝낸 후 길미선은 이지연을 데리고 다시 남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그 후 22년 동안 이지연은 단 한번도 할머니를 만날 수 없었습니다. 길미선은 평범하게 살지 못했던 자신의 어린 시절을, 또 다시 자신의 딸 이지연에게 대물림할 수는 없었던 것입니다..길미선에게 평범한 가정을 지키는 것은 참으로 어려웠는지 평소에 늘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남자는 여자 때리지 않고 도박 안 하고 바람만 안 피워도 상급에 든다, 그 이상을 기대해서는 안 된다.아내가 스스로 뒤집어쓰고 있는 굴레를 남편은 약점으로 삼기도 했을 것입니다. 이지연의 아빠는 이혼을 결심한 딸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남자가 바람 한 번 피웠다고 이혼이라니 말도 안 된다. 김서방이 받을 상처를 생각해라. 마음을 넓게 먹어야지, 사람들 다 그러고 살아.그렇지만 딸 이지연은 32세에 이혼을 합니다. 엄마의 염원이 딸에게까지 가닿을 수는 없나 봅니다. 70대인 박영옥은 손녀 이지연의 결혼식에 초대받지도 못했는데 이혼했다는 소식을 접합니다. 오랫동안 딸 길미선과 절연한 채로 지내다보니 먹는 약이 한 줌이 될 때까지도 욕실에서 미끄러져 갈비뼈에 금이 가도 보살핌을 받거나 의지할 사람이 없습니다. 이제 그렇게 혼자 해결하며 사는 것이 습관처럼 굳어졌습니다.70대 박영옥은 농사일 도와주는 놉으로 살아갑니다. 일이 없을 때는 누워서 텔레비전도 보고 노인정에도 갑니다. 자신이 죽으면 연락이 닿을 곳이 바로 노인정 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박영옥은 분홍색 은색 장밋빛 패딩을 입고 다니는 멋쟁이입니다. 샛노란 끌차를 끌고 싱싱한 과일을 사기 위해 청과물 시장을 찾기도 합니다. 매달 계모임 날에는 제일 좋은 옷을 골라 입고 머리도 한껏 꾸미고서 친구들을 만나고 모은 돈으로 제주도 여행을 가기도 합니다.씩씩하게 잘 살아가는 박영옥 앞에 이혼한 이지연이 나타납니다. 22년 동안 한 번도 본 적이 없으니 손녀가 자신을 알아보지도 못합니다. 이혼이 힘들어서 그랬을까요? 이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소설은 절절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국도를 달리다가 가슴이 심하게 뛰고 숨쉬기가 어려워 갓길에 잠시 차를 세워둔 적도 있었다. 마음의 보호대 같은 것이 부러진 기분이었다. 덜 느낄 수 있도록 고안된 장치가 사라진 것 같았다.출근한 첫날 이혼한 사실을 밝히며 심장이 뛰었고 작아지는 기분이었다.몸이 얼어붙을 듯 추운데도 누운 채 파도소리를 들은 날도 있었다. 창을 닫아야 하는데 몸을 일으키기가 어려웠다. 물컵에 물을 따라 마시는 것조차 엄두가 나지 않아서 입이 말랐다. 거울을 보면 근육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마른 내가 있었다.겨울이 끝나갈 무렵, 추우면 창문을 닫고 목이 마르면 물을 따라 마시는 내가 보였다. 여전히 어려운 밤을 보내면서도 예전처럼 몸을 쥐어짜며 울지는 않는 내가 보였다. 두 시간, 세 시간을 이어 잘 수 있는 내가 보였다. 그렇지만 ‘나아지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답할 수 없었다.마음이라는 것이 꺼내볼 수 있는 몸속 장기라면, 가끔 가슴에 손을 넣어 꺼내서 따듯한 물로 씻어주고 싶었다. 깨끗하게 씻어서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해가 잘 들고 바람이 잘 통하는 곳이 널어놓고 싶었다. 그러는 동안 나는 마음이 없는 사람으로 살고, 마음이 햇볕에 잘 마르면 부드럽고 좋은 향기가 나는 마음을 다시 가슴에 넣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지. 가끔은 그런 상상을 하곤 했다.이지연의 마음은 회복되어야 하고 회복 될 것입니다. 그녀는 엄마 길미선의 건강을 위해 함께 산책을 해야 하고, 갈비뼈에 실금이 간 할머니 박영옥을 차에 태워드리기도 해야하니까 말입니다.백정의 딸에서 딸로 세 사람은 서로 할킬 때도 있지만 끈끈한 연대를 유지하며 살아갈 힘을 냅니다. 그런데 새비아저씨와 새비아주머니의 딸 김희자는 혈통으로 맺어진 유대감 없이 오직 홀로 살아냅니다. 대학생 때 고아가 된 그녀는 수학 공부를 잘하여 독일에서 세계적인 암호 박사가 됩니다. 조국을 빛낸 해외 동포 시리즈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되어 어느날 박영옥이 보는 텔레비전 화면에 나타나게 됩니다.박영옥과 김희자는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였습니다. 그들의 엄마 이정선과 새비 아주머니가 절친이었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70대가 되고 보니 박영옥은 과수원 놉이 되었고 김희자는 암호박사가 되었습니다. 혈통의 연대 없이도 자립에 성공한 김희자입니다. 김희자가 국비 장학생으로 공부를 할 때 박영옥은 엄마와 딸의 생계를 도맡아야 했습니다. 공부를 하는 김희자와 바느질로 가족 생계를 책임지는 두 사람 사이는 점점 서먹해져 갔습니다. 두 친구가 헤어짐에 이르는 경위를 소설은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습니다.세상천지에 혼자가 된 희자에게 가혹해지고 싶지 않았지만 좋은 표정을 유지하기가 힘들었다. 희자가 약혼자와의 혼사를 깨고 독일로 유학을 가겠다고 했을 때도 박영옥은 고운 마음으로 희자를 대하지 못했다. 너는 여자애가 겁도 없다. 여자 혼자서 몸이나 온전히 부지할 수 있겠냐. 희자를 걱정해서 한 말이었지만 희자는 자신을 지지해주지 않는 영옥에게 화를 냈고, 영옥 또한 희자에게 노여움을 감출 수 없었다. 결국 희자가 독일로 떠날 때까지 둘 사이의 틈은 메워지지 않았다.다큐멘터리 속에서 김희자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서 저를 키우셨습니다. 어머니가 늘 하시던 말씀이 큰 공부해야 한다, 멀리멀리 가야 한다는 거였어요. 일제 때 태어나신 분이에요. 여자 팔자는 어떤 남자를 만나느냐에 달렸다는 말이 그 시대 사람들에게는 절대적인 믿음이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저희 어머니는 이단이셨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어머니는 자기 신념이 강했고 약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하는 사람이었어요. 나를 데리고 늦가을에 대구로 피난을 가는데 어머니가 자꾸 농담을 하면서 바들바들 떨던 것이 기억나요. 나는 어머니가 추워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떨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어머니는 일평생이 그런 식이었죠. 바들바들 떨면서도 제 손을 잡고 걸어갔어요. 어머니는 내가 살면서 가장 사랑한 사람이었어요. 무서워서 떨면서도 발걸음을 옮기는 사람. 나는 어머니를 닮고 싶었어요.박영옥은 딸 길미선이 있고 손녀 이지연이 있습니다. 셋은 의기투합해 맛있는 것도 함께 먹으러 갈 수 있고 여행도 갈 수 있습니다. 아프면 서로 연락해서 투정도 부리고 어리광도 피울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50년이 넘도록 독일에서 홀로 살고 있는 김희자는 혈통의 연대감을 누릴 수가 없습니다. 오로지 그녀에게는 일터 독일 대학만이 있습니다. 박영옥과 김희자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있는 자리와 가진 것들을 누릴 수 있을 때까지 실컷 누리면서 살면 되리라,싶습니다.항상 약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편에서 글을 쓰고 싶다고 공표했던 저자는 과연 박영옥과 김희자 중에 누구를 더 약자라고 할지 궁금해집니다. 전남편과 이지연 중에 누가 강자고 누가 약자일까요? 저자 자신은 스스로를 강자와 약자 중에 어느 쪽에 속한다고 여기는지도 묻고 싶습니다. 우리는 먹이사슬 내에서 목숨을 부지하는 한 약자이면서 동시에 강자입니다.그것이 책 제목 밝은 밤의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에게는 약자이면서 누군가에게는 강자여야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모든 사람들을 바라볼 때 약자라든가 강자라든가 하는 의식 없이, 그가 백정이든 양반이든 그냥 그 사람 그대로의 생명을 존중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소심한 생각을 해봅니다.책맛보기를 마무리 지으면서, 이혼한 이지연이 다큐멘터리에서 새비아주머니가 딸 김희자에게 해주었다는 말을, 떠올리는 그 장면을 남기며 책을 덮습니다. 새비아주머니는 직계 혈통이 아닌데도 이지연은 그 분의 말씀과 마음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가 봅니다. 그건 아마 새비아주머니가 혈통 너머의 차원으로까지 나아가라고 했기 때문인 듯합니다.김희자 박사에게 갈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가라고 했던 새비 아주머니의 말을 나는 종종 생각했다. 자신의 딸이 다른 차원으로 가기를 바랐던 마음이었겠지. 자신의 딸이 더 가벼워지고 더 자유로워지기를 바랐던 새비 아주머니의 마음을 나는 오래 생각했다.리틀도서관 매주한권 휴먼터치https://youtu.be/Wjz2Yv7F4F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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